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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등산/캠핑
· ISBN : 9788934913726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03-11-10
책 소개
목차
1장 운명의 여신을 만나다
운명의 시작|나무에 오르던 소년|첫발을 내딛다|산사나이는 산에서 죽어야 하거늘|신참 길들이기|먹지 않으면 죽는다
2장 내 영혼의 고향 히말라야
세계의 지붕에 오르다|영원한 파트너 셰르파|등반은 협상의 연속|삶과 죽음의 갈림길|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장갑|인샬라, 신의 뜻대로|산소 한 줌의 의미|히말라야에서 떠나간 영혼들|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3장 산에 살고 산에 죽는다
등반보다 힘든 등반 준비|산악인의 영원한 집 베이스캠프|정상으로 한 걸음 더|라마제, 희망을 위한 기원|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정상은 다만 반환점일 뿐이다|사선에서|나의 수호천사들|헬프 정신|전문 산악인이 되려면|한국에서 산악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사람도 자연이다
4장 그랜드슬램을 향하여
걸어서 북극까지|북극 입성|눈과 얼음의 세계에서 고립되다|검은 바다, 그 천 길 물 속|거대한 냉동고|열정은 얼지 않는다|단 1퍼센트의 가능성|길은 끝나지 않았다|잠들지 않는 꿈|그래서 오늘도 나는 떠난다
머리말
추천사
- 허영만(만화가)
- 신언훈(SBS-TV 프로듀서)
- 전창(동아일보 기자)
박영석의 원정 기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몸은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다행히 2천 미터 아래로 떨어져 몸이 산산조각나는 사태는 면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살 수도 이대로 죽을 수도 있었다. 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너무 겁이 났다. 어떻게도 할 수가 없었다. 그 공포. 그 고독. 허공에 매달린 채 나는 한참을 엉엉 울었다. 살아오면서 그렇게 온몸으로 울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얼마나 울었을까.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나는 주마를 이용해 다시 2미터쯤 올라가 트레바스로 왼쪽으로 이동해야 했다. 울음을 그치고 몸을 움직여 보았다.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다리가 사시나무 떨리듯 덜덜 떨리면서 힘이 쭉 빠졌다. 도무지 내 몸 같지 않았다. 그토록 울었지만 진정이 되지 않았다. 나는 내 자신을 달랬다.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서 이 구간을 빠져나가야 한다. 나는 다시 다리에 힘을 줬다. 왼쪽으로 조금씩 트레바스를 시작했다. 무시히 제5캠프까지 내려왔지만, 신에게 도전하고 싶었던 걸까, 이대로 물러설 순 없다는 오기가 생겼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으면서도 나는 여전히 에베레스트 정상을 열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