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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34977445
· 쪽수 : 172쪽
책 소개
목차
수상한 소리가 난다
침입자의 등장
선전 포고
전쟁의 서막
복수의 서막
새로운 적의 탄생
끔찍한 악당이 나타났다!
진짜 공포
진실 혹은 오해
더 이상은 못 참아!
영웅을 위하여
최고의 무기
끔찍하고도 끔찍한
협상의 기술
악당의 소굴
악당은 어떻게 되었을까?
꼬맹이의 노크
악당의 등장
작전명: 은밀한 복수
또 다른 전쟁일까?
진짜 영웅의 탄생
악당의 초대장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오늘도 할아버지는 종이에 ‘주차 금지’라고 써 붙이고는 누구 하나 걸려라 하는 식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꼭 거미줄을 쳐 놓고 먹잇감을 기다리는 거미처럼 말이다.
잠깐.
그러고 보니 나도 그 먹잇감 중 하나인 거 아니야?
갑자기 머릿속에서 거미줄에 걸려 발버둥 치는 잠자리가 떠올랐다. 푸른 여름 하늘 위를 마음껏 날아오르다 잠깐 내려앉았을 뿐인데 하필이면 지독한 거미줄에 걸린 불쌍한 잠자리 말이다.
그래 맞다. 분명하다. 내가 바로 그 잠자리인 것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새벽마다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 있는 게 그 증거가 아니고 뭐람?
나는 얼른 망원경을 꺼내 할아버지 뒤를 쫓았다. 그리고 나는 똑똑히 보았다. 할아버지 배에 아주 크고 선명한 칼자국이 있었다. 마치 커다란 칼에 깊숙이 찔린 것처럼 말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도 모르게 손이 덜덜 떨려 왔다. 할아버지는 커다란 자루를 힘겹게 끌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바로 그때였다.
꺅!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분명 고통에 찬 비명 소리였다. 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자꾸만 나쁜 생각이 커져 갔다. 어쩐지 살려 달라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만 같았다. 곧이어 기계가 움직이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살려 달라는 소리를 감추기 위한 것처럼 말이다.
도대체 할아버지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녀석의 누나는 내 대답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꼬맹이 녀석은 달랐다.
“진짜 끝내줘요! 소리까지 들리니까 꼭 게임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아요.”
군인의 명예를 걸고 맹세하는데, 그때 나는 녀석에게 전우애를 느꼈다.
전우애라니!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서라도 끝내 지켜 내고 싶은 전우에 대한 사랑. 그 끈적끈적하고 따뜻한 전우애를 꼬맹이 녀석에게 느끼다니 내 머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야! 김조찬, 정신 차려!”
녀석의 누나가 녀석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당장 나와! 집에 갈 거야.”
“벌써? 누나, 조금만 더 보고 가자.”
“어디 놀러 왔어?”
녀석의 누나는 눈에서 불을 뿜어내며 꼬맹이 녀석의 손을 잡아끌었다. 그 순간에 아쉬움을 느낀 건 나뿐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