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대박

자유인.
그게 뭐였는지 보고 내렸어야 했는데. 영언은 망연자실하게 떠나가는 버스 뒷궁둥이를 바라보았다. 이제 보니, 뜯긴 플래카드 조각이 버스 옆구리에서 정신없이 파닥거리고 있었다. 정시는 뜯겨 나가고 운행만 남아서 퍼덕퍼덕. 우씨, 그러거나 말거나, 대체 뭐 하는 광고였을까?
회사 쪽으로 슥 방향을 틀면서 보니까 시청 시계가 8시 45분이라고 빛나고 있었다. 죽었다. 지금은 자유인 나부랭이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영언은 회사 빌딩을 향해서 열심히 길을 재촉했다. 빨리, 빨리!
버스 정거장에서 회사 빌딩까지는 워낙에 지하도 구간이 많아서 마냥 달리기만 할 수도 없었다. 숨이 턱까지 차 오르도록 뛰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다시 뛰고. 헉헉. 6.5cm짜리 하이힐을 신고서 지하도를 뛰어 내려가다 계단에서 구르면, 아침 출근 길에 구르면, 회사에서 산재 처리해 주는 걸까?
앗쓰! 아니, 지금 왜 그런 걸 궁금해 하는 거야? 자유인, 그것도 아직 궁금해. 궁금해.
"확실히..."
난 병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