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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매리 다우닝 한 (지은이), 최지현 (옮긴이)
  |  
보물창고
2011-05-30
  |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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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책 정보

· 제목 : 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61702225
· 쪽수 : 208쪽

책 소개

동화 보물창고 시리즈 31권. 미국 추리작가협회의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한 바 있는 작가 매리 다우닝 한의 어린이 공포소설. 과거의 불행한 경험과 그로 인한 죄의식 때문에 내면에 참혹한 상처를 입은 소녀와 유령의 섬뜩하면서도 가슴 시린 교감과 그로 인한 사건들을 정교하게 그려 내고 있다.

목차

1. 새로운, 그러나 낯선 가족
2. 새 집에 묘지가 있어
3. 헤더는 우리를 싫어해
4. 외로운 무덤 하나
5. 그곳에 뭔가 있어
6. 헬렌의 초대
7. 언젠가 후회하게 될 거야
8. 하퍼 하우스의 비극
9. 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10. 아무도 믿지 않는 진실
11. 집 안에 뭔가 있어
12. 헤더를 묘지에 못 가게 해!
13. 연못 속에서의 사투
14. 비밀, 그리고 용서
15. 진정한 가족 되기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매리 다우닝 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37년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났으며, 42세에 첫 책 『사라의 여름』을 출간하기 전까지 어린이도서관 사서로 일했다. 미국 추리작가 협회상인 ‘에드거 앨런 포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유령 이야기의 대가’로 인정받으면서 지금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깊고 어둡고 위험한』, 『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려』, 『죽은 소녀의 인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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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옮긴이)    정보 더보기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제3회 푸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은 좋은 외서를 국내에 소개, 번역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조각보 이불』이 있고, 옮긴 책으로 『안네의 일기』『셰익스피어 4대 비극』『셰익스피어 5대 희극』『니임의 비밀』『프리스비 부인과 니임의 쥐들』『문제아』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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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저 멀리, 그늘에 앉아 떡갈나무 아래 작은 묘비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헤더가 보였다. 무덤 앞에는 노란 데이지와 야생당근꽃이 가득 꽂힌 땅콩 잼 병이 놓여 있었다. 난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헤더는 내 쪽에서는 들을 수 없는 작은 목소리로 뭔가를 말하며 초조해 보이는 몸짓을 했고, 그때마다 그늘 속에서 헤더의 손이 언뜻언뜻 보였다.
그러다가 헤더는 뒤로 물러나 앉았는데, 무아지경에 빠지기라도 한 듯 입을 벌린 채, 두 눈을 반쯤 감고 머리는 끄덕이고 있었다. 내 주변에 있는 나뭇잎들이 바스락거렸다. 몸이 떨렸다. 나뭇잎 소리 때문에 내가 말을 해도 헤더는 들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헤더가 위험에 처한 게 분명했다. 난 몸을 숙인 채 인동덩굴 틈 사이로 몰래 엿보며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했다.
그때 갑자기 헤더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 헬렌. 정말 내 친구가 되어 줄래? 네가 말하는 건 뭐든 할게. 정말이야. 약속해. 네가 내 친구가 되어 준다면 말이야.”
그러고는 다시 조용해지더니 입꼬리에 살짝 미소를 띠며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였다. 그때 바싹 메마른 소리를 내며 약하게 바람이 불자 헤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였다.
“널 기다릴게, 헬렌. 네가 오면 그 어떤 친구보다 좋은 친구가 되어 줄게. 맹세해.”


달빛 속에서 풀밭을 달리는 동안 헬렌이 쫓아오고 있는 걸 보게 될까 봐 두려워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창문에 도착하자마자 소리가 나든 말든 상관하지 않고 기어 들어와 침대로 뛰어들었다.
헤더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무서움에 떨면서 누워 있었는지 모르겠다. 창문에서 헤더 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그 애가 혼자이기를 기도하며 두 눈을 꼭 감았다.
“기다려, 언니.”
헤더가 헬렌만큼 섬뜩한 목소리로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헬렌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그때는 언니가 나에게 한 모든 일을 후회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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