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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2682106
· 쪽수 : 192쪽
· 출판일 : 2021-05-07
책 소개
목차
1. 아빠와 둘이 사는 건
2. 외부 봉사
3. 청춘 복지관
4. 첫 번째 수업
5. 오소리네 집 꽃밭
6. 첫 번째 봉사 보고서
7. 혼자 시간을 보내는 법
8. 추천 받은 날
9. 소중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
10.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11. 첫 번째 수련관 수업
12. 두 번째 봉사 보고서
13. 난타 연습
14. 민세의 선물
15. 발표 시간
16. 새로운 별명
17. 어느 날 아침
18. 편지
19. 어울림 마당 큰 잔치
20. 공연이 끝난 뒤
에필로그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친구들은 나보고 ‘샌님’이라고 부른다. 생각이 샌다고 샌님이란다. 시작은 민세였다.
“야, 샌님. 너 말이야, 최은수. 너 또 엉뚱한 생각하냐?”
민세는 올해 같은 반이 되면서 나를 그렇게 불렀다. 작년에 한 반이었던 점을 빼면 나와 친할 것도 없는 애다.
처음에는 샌님이란 말이 듣기 싫었는데 자꾸 듣다 보니 지금은 괜찮아졌다. 나도 모르게 딴생각에 빠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데, 그런 별명이 붙으니 왠지 다른 생각을 해도 괜찮다고 허락받은 느낌이랄까.
하긴 남들이 날 뭐라고 부르든 중요하지 않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엄마 말대로 엄마 없이도 잘 지내는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빠가 중요한데 아빠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기 싫다. 아빠와 나는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내 별명이 샌님인 것도, 내가 엄마를 따라가고 싶었다는 것도, 아빠는 모른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말을 잘하셨다. 말을 많이 한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내가 잘한다고 하는 건 엉뚱해 보이는 말도 거침없이 한다는 뜻이다. 나는 망설이는 경우가 많은데 어르신들은 달랐다. 나도 생각한 걸 뻔뻔할 정도로 솔직하게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어르신들이 뻔뻔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내게도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천안에서 반찬 가게를 하신다. 가끔 반찬을 택배로 보내 주신다. 요즘처럼 날씨가 포근하면 반찬 상한다고 아주 짠 반찬들만 보내 주신다. 빨리 날씨가 추워지면 좋겠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지면 아빠가 일하기 나쁘다고 했는데. 할머니 반찬과 아빠 일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진짜 곤란하다. 엄마와 아빠 중 누구와 살고 싶냐는 질문만큼이나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