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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미국여행 > 미국여행 에세이
· ISBN : 9788962918946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이야기 하나. 미서부 대자연 로드트립
#01 결혼식이 끝나고 미국 땅을 밟기까지
#02 최대한 촌스럽게 여행하라
#03 여행길에서 ‘선택’이란
#04 자이언캐니언 중심에 새긴 발걸음
#05 커내브에서의 다소 엉뚱한 로맨스
#06 결혼, 당신이었던 이유
#07 삼천포로 빠지는 것도 여행의 묘미
#08 아름답고도 아찔한 그곳, 말발굽 협곡
#09 여기서 재발하지 말아 줘, 제발!
#10 물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11 이곳이 정녕 지구가 맞는 거야?
#12 드디어, 당신과 함께한 그랜드캐니언
#13 지나친 배려는 배려가 아니었음을
이야기 둘.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
#14 추억이 깃든 별나라 라스베이거스
#15 쇼핑 후 얻은 세 가지 깨달음
#16 내 인생, 당신과 함께라면
이야기 셋. 낭만이 깃든 곳, 샌프란시스코
#17 촉감으로 기억하는 샌프란시스코
#18 샌프란시스코 현지인처럼
#19 익숙한 듯,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미국
#20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많았다
#21 지구는 돌고, 해가 지면 마땅히 달이 뜨는 법
#22 마지막 풍경은 이토록 느리게 흘러가는데,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신혼여행까지 와서 너무 초라해진 우리의 피부와, 피로에 퉁퉁 부어 버린 손발을 보며 잠시 상상했다. 휴양지 해변의 선베드에 누워 누군가가 서빙해 주는 칵테일(칵테일을 안 좋아하지만 왠지 이 장면에서는 칵테일이 나와 줘야 할 것 같다.)을 한 잔 마시며 얼굴이 번지르르한 채 여유를 즐기고 있는 우리 둘의 모습을. 그리고 그 장면을 상상하는 순간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기 때문이다.
내 앞에는 갑작스러운 나의 질문에 웃으며 로션을 아끼고 아껴 내 건조한 손등에 정성스레 발라 주고 있는 남편이 있었다. 작은 것도 왠지 더 소중해지는 이 여행이, 적어도 우리에게는 쉬는 시간보다 훨씬 더 값지게 다가왔다. 이 여행을 하며 힘든 일은 계속해서 생겼지만 그 역경을 함께 이겨 내며 우리는 부부로서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_ 「커내브에서의 다소 엉뚱한 로맨스」에서
“오빠랑 연애할 때, 같이 속초 여행을 간 적이 있거든. 속초에 느지막이 도착해서는 밤바다의 모래사장에 앉아 놀았어. 비수기라 꽤 조용했고,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폭죽을 터트리는데 그게 또 괜히 낭만적이더라. 그렇게 앉아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캔맥주를 마시는데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행복감이 올라오는 거야. 나는 취하지도 않았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벌떡 일어나 바닷가 한가운데서 춤을 추기 시작했어. 마치 바다에 홀린 것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웃기지? 그래도 다행히 이성은 금방 돌아오더라. 그 짧은 몇 초 동안 ‘아이고, 오빠가 날 엄청 창피해할 거야… 날 이상하게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머리에서 뒤엉켰어. 그리곤 민망한 얼굴을 하고 뒤를 돌았는데, 웬걸? 오빠도 나를 따라 나와 내 뒤에서 춤을 추고 있는 거야. 뻣뻣하고 어색하지만 확실히 행복한 모습으로. 영화에 나오는, 달빛 아래서 춤추는 그런 낭만적인 장면은 아니었어. 하지만 나는 오빠와 춤을 추는 그 순간 ‘이 사람과 결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쿵 하면 짝을 해 줄 수 있는 사람, 나의 어떤 모습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일 것 같아서.”
_ 「결혼, 당신이었던 이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