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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63720838
· 쪽수 : 23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나야, 유월절은 먹기만 하는 날이 아니란다.”
마침내 엄마는 한숨을 쉬더니 군데군데 흰머리가 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면서 말했다.
“말도 안 돼. 도저히 못 믿겠어요.”
한나는 중얼거렸다.
“유월절은…… 과거를 기억하는 날이야.”
“1942년이야. 며칠 지나면 유월절이고.”
바드칸이 말했다.
“유월절이라고?”
한나는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때, 한나는 갑자기 깨달았다. 자기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한나는 더 이상 뉴로셸의 한나 스턴이 아니었다. 비록 지금 한나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해도 말이다. 기껏해야 그런 기억들은 경고를 할 뿐이었다.
한나는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저 밑에 있는 남자들은 결혼식에 온 손님이 아니에요. 저들은 나치예요, 나치! 제 말 알아듣겠어요? 저들은 사람을 죽일 거라고요. 저들은 유대인들을 죽였고, 앞으로도 죽일 거예요. 수백 명, 수천 명, 아니 6백만 명을요. 저는 알아요. 어떻게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지 마세요. 전 그냥 알아요. 마차를 되돌려야 해요. 도망쳐야 한다고요!”
한나는 점점 커지는 합창 소리를 들으면서 점점 궁금해졌다. 그들은 몰랐던가? 그들은 예상하지 못했던가? 그들은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았던 것인가? 한나는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교실에서 나누었던 토론들을 더 많이 기억해 내려고 애썼다. 죽음의 수용소와 화장터에 대해서. 잔인한 나치와 잔인하게 죽어 간 6백만 명의 유대인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서운 걸까? 아니면 모르는 것이 무서운 걸까? 한나는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입에서 이상하게
도 끔찍한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 유월절 만찬에서 먹던 나물보다 더욱 쓴 맛이었다. 쓴 나물들은 고통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나는 그 맛을 느끼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