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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66396597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2-05-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그 여자, 그 남자
1. 고동
2. 파동
3. 재회
4. 미동
5. 역동
6. 격동
7. 해일
8. 폭풍
9. 숨 쉬는 이유.
10. 원(One)
Hidden Story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람이 철판을 깔아도 유분수지, 다 큰 여자 집에 쳐들어와서 이 무슨 주인 행세예요?”
“간병인이다.”
“간병…… 웃다 허파가 뒤집어져도 강재희 씨 말엔 수긍 못하겠네요. 지금 이게 간병하려는 사람의 자세예요? 더군다나 전 간병 필요 없어요!”
침대에서 끌어내려진 상태 그대로 팔을 이마에 얹으며 눈을 감아 버리는 재희 때문에 어이가 없어진 수연은 죄 없는 이마만 마구 긁어댔다. 망할 간병이라는 말이 이 상황에 맞느냔 말이다. 간병이라면서 주인 침대를 차지하고, 좁디좁은 옷 방을 가리키며 ‘네 방’ 하는 것이 어딜 봐서 간병인이란 말인가.
뚱해진 표정이 절실히 불만을 토해내고 어떻게 하면 자신을 내보낼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게 고스란히 재희에게 들려왔다. 머리 굴러가는 ‘돌돌돌’ 소리에 맞춰 어떻게든 말을 하려는 그녀가 우스웠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한다고 해서 한 번 들어온 그가 나갈 리 없지 않은가.
“신고할 거예요.”
이 세상 경찰은 모두 제 편이라는 양 팔짱을 끼고 말해 봐야 하등 소용이 없다. 마치 지금 바로 뒤에 경찰이 서 있는 것처럼 콧대를 세우는 그녀를 보며 몸을 일으켜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 더 풀어낸 재희는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는 어투로 말했다.
“소용없어.”
(중략)
뒤죽박죽 섞인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 순수하기 짝이 없는 ‘새하얀 나락’이 그의 눈에 담겨 있었다. 오직 눈으로, 그 검은 눈으로 일체의 즐거움도 없이 보이는 것에 대한 욕구를 위해 돌진하는 저돌적인 당연함이 재희에게 존재했다.
우습게도 수연은 무섭다고, 그렇다고밖에 느낄 수 없었다.
“내가 싫으냐고 묻잖아.”
“……아니, 굳이 싫다기보다는.”
주춤주춤 물러서다 뒤로 넘어가는 그녀를 재희가 여전히 옷을 붙들고 함께 넘어갔다. 기에 눌려 완전히 바닥에 누워서 재희를 올려다봐야 하는 위치가 된 그녀가 엄청난 긴장 속에 눈을 이리저리 굴리자 재희의 작지만 거뭇한 목소리가 수연을 조였다.
“익숙해지면 돼.”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당당한 말에 수연의 감각이 결국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