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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66807383
· 쪽수 : 228쪽
책 소개
목차
돌맹이 I
돌맹이 II
전등불의 이야기
조그만 사진첩
박 송아지
꽃신
빨강 눈 파랑 눈이 내리는 동산
꿈을 찍는 사진관
민들레
꽃신을 짓는 사람
나무야 누워서 자거라
영식이의 영식이
꾸러기와 몽당연필
어머니의 초상화
해설
강소천은
김용희는
책속에서
인젠 영식이는 제 이름 석 자를 척척 쓸 수 있게 되었읍니다.
‘박영식’
이렇게 거침없이 쓸 수 있게 된 영식이의 기쁨이란 말할 수 없이 컸읍니다.
교과서 첫 장에 커다랗게 ‘박영식’이라고 써 봅니다. 마지막 장에도 써 놓읍니다.
참말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같이만 생각되었읍니다.
‘박영식’
이렇게 써 놓으면, 제가 쓴 것을 보고 누구나 ‘박영식’이라고 읽어 주는 게 글쎄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말입니다.
영식이에겐 여기저기에 제 이름을 써 놓는 게 무척 신나고 재미있는 일이 되어 버렸읍니다.
(중략)
어느 날 첫 시간이었읍니다.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읍니다.
“강남향, 김길수….”
이렇게 이름을 부르면 아이들은 제각기 “예”, “예” 하고 대답합니다. 한 사람 이름에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함께 “예”를 하는 법은 없읍니다. 누가 제 이름도 아닌데 “예” 하고 대답하겠어요. 유치원에서도 안 그러는데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읍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예요.
글쎄 선생님이
“박영식?”
하고 부르자 한꺼번에 여럿이 “예” 하는 것이 아니겠읍니까.
(중략)
모른 척 다른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다 다시 한 번,
“박영식.”
하고 불러 봤읍니다. 그러나 아까처럼 출석부의 이름을 보며 부르신 건 아닙니다. 출석부에서 눈을 떼어 장독이며 연통 토막을 바라보며 불렀읍니다.
아니나 다를까, “예?” 하고 대답하는 건 역시 연통 토막과 장독들이었읍니다.
- [영식이의 영식이] 중에서
지금 당신이 앉아 있는 방에서부터 나오는 한 줄기 빛이 있읍니다. 그 빛은 바로 사진기가 놓여 있는 곳과 연결되어 있읍니다. 그래서 당신이 꿈을 꾸기만 하면 그 꿈은 곧 사진기 렌즈에 비추게 됩니다. 꿈이 비추기만 하면 사진기는 저절로 ‘쩔꺼덕’ 하고 사진을 찍어 버리는 것입니다. 필림에 사진이 찍히면 곧 현상하여 손님의 요구대로 크게 또는 작게 인화지(사진종이)에 옮깁니다.
그런데, 문제 되는 것은 꿈을 꾸는 일입니다. 어떻게 짧은 시간에 꿈을 꿀 수 있으며, 또 꿈을 꾼다 해도 그게 정말 자기가 사진에 옮기고 싶은 꿈을 꾸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중략)
내가 사진관 주인에게서 아직 채 마르지도 않은 사진 한 장을 받아 들었을 때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읍니다.
그것은 순이와 나의 나이 차이였읍니다. 실지 나이로는 순이와 나는 동갑입니다. 그런데 사진에는 여덜 해나 차이가 있는 게 아닙니까?
순이의 나이는 열두 살 그냥 그대로인데, 나는 지금의 나이 스므 살이니깐요. 그동안 나만 여덜 해 나이를 더 먹은 것입니다.
- [꿈을 찍는 사진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