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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공예 > 뜨개질/퀼트/십자수/바느질
· ISBN : 9788967850029
· 쪽수 : 167쪽
책 소개
목차
니트가 어울리지 않는 남자는 없다 4
스웨터
코튼 풀오버 10
숄칼라 풀오버 16
빈티지 풀오버 22
오렌지색 배색 풀오버 28
라글런컷 풀오버 34
알파카 풀오버 40
베이식 베스트 46
데님 베스트 54
후디 베스트 60
숄칼라 청키 카디건 68
집업 카디건 76
물파랑 아란 스웨터 82
소품
단주 머플러 92
이랑뜨기 색동 머플러 96
삼색 줄무늬 머플러 98
멍석뜨기 머플러 100
방울무늬 머플러 102
모헤어 머플러와 모자 106
무스탕 모자 110
밤톨모자 116
롱 비니 120
숏 비니 122
꽈배기 방울 모자 124
후디 머플러 128
청키 넥워머 134
와이드 넥워머 136
지그재그 넥타이 138
어슷 무늬 넥타이 140
레그 워머 142
숏 핸드 워머 146
롱 핸드 워머 148
아이패드 케이스 150
노트북 케이스 154
펠팅 방법 158
라벨 읽는 법 159
상세도안 읽기 160
고마운 사람들 166
단주丹珠 소개 167
저자소개
책속에서
감각적인 빈티지 스웨터
단순하게 때론 거침없이 유쾌하게 사는 삶을 꿈꾸는 나는 손뜨개 옷을 디자인할 때도 가능한 복잡한 디테일이나 뜨기 어렵고 조잡하기만한 뜨개 테크닉들은 배제하는 편이다. 남다른 색감과 심플한 절제미가 돋보이는 이 스웨터 역시 가장 단주스러운 디자인 철학을 잘 담고 있다.
데님사 스티치 장식을 더하고, 솔기가 바깥쪽으로 보이도록 소매와 어깨를 달아주어 베이식한 디자인들의 심심함에 스타일리시한 유쾌함을 더했다. 스티치 장식에 사용할 멀쩡한 데님실을 일부러 물 절반 량의 락스를 넣어 희석한 물에 살짝 담가서 얼룩덜룩하게 탈색하여 평범한 스웨터를 훨씬 더 감각적인 빈티지 스타일로 탈바꿈시켰다. 또 이렇게 2% 가량 부족했던 부분들을 메꾸어 가면서 수선해옥만의 즐거운 놀이 삼매경에 오늘도 날 새는 줄 모르고 있다.
꽃보라색이 어울리는 그루밍족
세상사 전반에 걸쳐 남녀의 구분이 없어진 지 오래다. 패션 시장에서는 그런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 그루밍족이 그렇다.
이 스웨터에 사용한 꽃보라색Bilberry 또한 남자들이 흔히 선택하는 색상은 분명 아닐 것이다. 알록달록하고 화사한 스웨터를 입은 남자 모습이 더 이상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어서 가능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클래식한 숄칼라 스타일의 플래킷 여밈으로 마무리한 그루밍족을 위한 스웨터이다.
엄마의 포근한 품이 그리울 때 꺼내 입는 알파카 풀오버
절도와 유연성 대학시절 나와 볼링을 함께 했던 남자 친구들이 “너는 어떻게 볼링공을 로봇 춤추듯 던지냐?”라고 하였다. 몸에 유연함이 없음을 놀리는 이야기였다. 평생 몸치로 살아온 내게는 로봇 춤을 춘다는 이야기도 찬사다. 몸으로 하는 모든 것에 유연함이 떨어진다.
성격 역시 나긋나긋한 유연함을 바라는 남자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뻣뻣하기 그지없다. 결혼 초기 남편이 내게 소심함과 뻣뻣함 두 가지는 조화롭지 않으니 한 가지만 하라고 했는데 날이 갈수록 대범해지며, 더욱 뻣뻣하게 변해간다. 이제는 뻔뻔하기까지 하여 일관성이 있어 좋단다.
남편에게 평생 바가지를 안 긁는 것도 어쩌면 이러한 통 큰 성격 탓일지도 모르겠다. “기대가 없는 자에게 바람도 없다”는 진리를 남편에게 일깨워주며 단순히 성격 탓만은 아니니 자중하라고 주의를 자주 주고는 있지만 말이다.
요즘 “힐링”이라는 단어가 대세다. 불황도 이겨내는 힐링 산업 최적의 상품이 뜨개와 요가다. 뜨개는 나의 삶이고, 요가는 나의 태생적인 결핍을 치유해주는 최고의 힐링 치유제이다.
처음엔 내 절도있는 몸매에 한숨을 몰아쉬었지만 수년째 꾸준히 수련을 한 지금은 나름대로 다양한 자세로 몸을 구기고 있다(몸을 구긴다는 표현은 함께 요가 하기를 거부하는 남편이 즐겨 사용하는 말이다). 마치 수행을 하듯 자세를 잡고 호흡을 편안히 하다보면 어느새 마음에 평화가 깃든다. 몸의 유연성이 키워지면서 덩달아 마음도 말랑말랑해진다. 마음 속 깊이 숨어있던 여러 가지 뻣뻣한 편견과 옹졸함이 사라지고 모든 것에 너그러움이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요가 중급자에 해당하는 내게 아직까지도 가장 어려운 요가 자세는 바로 몸의 모든 힘을 빼고 편안하게 누워서 쉬는 송장 자세인 사바아사나이다. 불필요하게 들어가 있는 내 몸 구석구석의 힘을 빼자고 되뇌면 되뇌일수록 더욱 강박적으로 온 몸에 힘이 들어가는 이 불편한 진실을 어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오죽하면 올해 나의 화두가 ‘잘 하려고 애쓰지 않기’가 되었을까. 마음뿐 아니라 몸의 불필요한 힘을 내려놓기도 이렇게 힘든 세상에서 절도와 유연함을 조화롭게 키우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 뜨개와 요가는 평생 버리지 못할 절친이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