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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

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

(개정판)

정갑철 (지은이)
  |  
전남대학교출판부
2018-10-20
  |  
10,0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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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

책 정보

· 제목 : 사무엘 베케트의 존재 의식 (개정판)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철학
· ISBN : 9788968495557
· 쪽수 : 196쪽

책 소개

『사무엘 베케트의 존재의식』에 그의 라디오극인 『언어와 음악』에 대한 분석을 추가하고, 본문 내에서는 모든 원어 저서와 저자 및 인물들을 우리말로 표기한 개정판이다.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이 존재에 대한 고통스러운 의식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하는 행동 양식이나 정신적인 추구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분석했다.

목차

Ⅰ. 서언 / 7
Ⅱ. 『고도를 기다리며』 : 부조리한 기다림 / 10
Ⅲ. 『승부의 종말』 : 허구적 존재양식 / 45
Ⅳ. 『크ㅤㄹㅐㅍ의 마지막 테이프』 : 자아의 단절 / 87
Ⅴ. 『타다 남은 것들』 : 예술적 창조의 한계 / 109
Ⅵ. 『카스칸도』 : 자아 객관화의 실패 / 139
Ⅶ. 『언어와 음악』 : 예술적 창조의 궁지 / 159
Ⅷ. 결어 / 175
참고문헌 / 189

저자소개

정갑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남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미국 Truman State University 대학원 졸업 세종대학교 영문학박사 1985년 목포대학교 전임강사 캐나다 University of Tornoto 연구교수 현재 목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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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Ⅱ. 『고도를 기다리며』 : 부조리한 기다림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타난 베케트의 존재 관은 비관적이다. 등장인물들이 끊임없는 혼돈과 좌절의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첫째는 두 주인공 블라디미르(Vladimir)와 에스트라곤(Estragon)의 정체성 추구의 실패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은 끊임없이 자신들과 주변 세계와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자신들을 규명하려고 한다. 이것은 자신들의 삶에 어떤 질서와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존재의 혼돈과 무의미성을 극복하고 안정된 현실 의식을 갖추려는 시도이다. 그러나 자아의 확인은 이들에게 “해결될 수 없는 갈증의 고통”일 뿐이다. 둘째는, 이들의 고도(Godot)에 대한 기다림이다. 고통과 역겨움의 존재 조건으로부터 의식을 돌리기 위해 이들이 의존하는 최대의 습관은 고도에 대한 기다림이다. 그러나 이들의 고도에 대한 기다림은 부조리한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셋째는, 이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문제이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인물들에게는 언어가 진지한 의사전달을 위해 쓸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되지 못한다. 이들은 침묵과 삶의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주로 무의미한 환치나 게임의 형태로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언어 형태가 이들이 침묵과 지루함을 탈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은 되지 못한다. 이 장에서는 이 세 가지 관점이 작품 속에 어떻게 구체화되어 있는가를 논함으로써 보편적 인간을 상징하는 두 주인공이 처해 있는 존재의 조건은 혼돈과 불안, 좌절과 공허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비관적인 것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에게 있어서 “우리는 인간이다”라는 말 외에는 어떤 구체적인 정체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나이도 직업도 없이 한길에서 서성이는 방랑자로서 그냥 거기에 있는 것이다. 이들은 사회적, 종교적, 정치적인 인습으로부터 벗어나 버린 벌거숭이 인간 그 자체로서 그곳에 있는 것이다. 구체성이 없는 배경과 등장인물들의 이름의 모호성은 이 극 속에 그려져 있는 보편적 인간 상황으로부터 주의를 돌려놓을 그 어떤 사회적 현실이나 역사적인 맥락으로부터도 이들을 차단시키고 있다. 이들의 성은 주어져 있지 않고 독자에게 알려져 있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이라는 이름마저 이들이 사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들은 대개의 경우 서로를 디디(Didi)와 고고(Gogo)로 칭하고 있을 뿐이다. 2막에서 소년은 블라디미르를 앨버트(Albert)로 부른다. 에스트라곤은 포조(Pozzo)가 그의 이름을 묻자 자신이 인류를 상징하는 아담(Adam)이라고 대답한다. 두 주인공 이름의 이 같은 모호한 성격은 이들이 보편적 인간을 상징하는 것을 의미하며, 아울러 이들이, 인간이라는 것 외에는, 자신들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들은 국적이나 나이나 직업 따위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며 이름마저 불확실하고, 존재의 뿌리가 사라져 버린 고독하고 소외된 인물들로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궁극적인 진리나 종교적 신념, 또는 도덕적 가치를 상실한 부조리한 세계 속에서 불안과 혼란에 쌓인 채 목적 없이 살아가는 뜨내기와 같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인 받을 대상을 끊임없이 추구한다. 정체성의 상실은 인간이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나 질서를 발견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이것은 혼돈과 불안의 의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식을 가진 존재로서 인간은 그 자신의 정체를 알아보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고, 시간 작용에 의해 자아가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극단적인 의미에 있어서 인간의 정체는 극히 현재적이며 순간적이고 의식 또한 늘 변화하기 때문에 자신의 참모습이 끊임없이 과거로 흘러가서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개인은 느슨하고, 창백하며, 단색인 미래 시간의 액체를 담고 있는 그릇을 시간의 현상들로 인해 흔들리고 다양한 색깔이 되어버린 과거 시간의 그릇에 따르는 끊임없는 과정의 자리이다.
The individual is the seat of a constant process of decantation, decantation from the vessel containing the fluid of future time, sluggish, pale and monochrome, to the vessel containing the fluid of past time, agitated and multicoloured by the phenomena of its hours.

인간에게는 모든 것을 변화시키는 시간이 끊임없이 통과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스스로의 정체를 확인하려면,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진정한 자아의 정체를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실존이 기억 속에 완벽하게 재현되어야 하고, 또한 그것을 확인해 줄 어떤 절대적인 증인이 필요한 것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이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이들은 과거를 상기해 보려고 애를 쓰지만 헛수고이다. 이들은 어떤 것도 확실하게 기억할 수가 없고, 따라서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불확실해질 뿐이다.

에스트라곤: 어제 우리 이곳에 왔었어.
블라디미르: 아니 그렇지 않네.
에스트라곤: 어제 우리 무엇을 했지?
블라디미르: 어제 우리가 무엇을 했냐고?
에스트라곤: 그래.
블라디미르: 아니 . . . (화를 내며). 자네가 옆에 있으면 확실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
Estragon : We came here yesterday.
Vladimir : Ah no, there you're mistaken.
Estragon : What did we do yesterday?
Vladimir : What did we do yesterday?
Estragon : Yes.
Vladimir : Why . . .(angrily). Nothing is certain when you're about. (10 A)

이처럼 베케트는 기억을 비웃음으로써 과거의 사건을 현재에 결부시켜 자기 자신을 알려고 하는 인간의 노력과 능력을 격하시키고 있다. 인간의 사고에 중요한 기억이 철저하게 불신되어 있고, 따라서 인간의 사고가 “일시적인 소극”으로 극화되어 있다.
이 같은 조건하에서는 아리스토텔리스적인 의미의 플롯은 불가능하다. 결함이 있는 기억은 이들 플롯 없는 드라마에 또 하나의 전형적 특징인 의사소통의 실패에 관해서도 부분적인 원인이 된다. 따라서 그 어떤 논리적인 사고의 교류도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물이 들었던 것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그 어떤 사건도 의미를 갖지 못한다. 사건이 쉽게 잊혀 지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로 질문하는 게임을 한 후에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진다.

에스트라곤: 그것 괜찮은 말 솜씨였네.
블라디미르: 그래, 하지만 이제 우리는 다른 것을 구해 봐야지.
에스트라곤: 글쎄. (그는 모자를 벗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블라디미르: 글쎄. (모자를 벗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긴 침묵이 흐른다.) 오호!
(두 사람은 모자를 쓰고 나서 긴장이 풀린다.)
에스트라곤: 그래서 . . .
블라디미르: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나? 거기서부터 계속할 수 있을 텐데.
에스트라곤: 언제 자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지?
블라디미르: 맨 처음이라니?
블라디미르: 오늘 저녁에 . . 내가 말하기를 . . . 내가 말하기를 . . .
Estragon : That wasn't such a bad canter.
Vladimir : Yes, but now we'll have to find something else.
Estragon : Let me see.
(He takes off his hat, concentrates. Long silence.)
Vladimir : Let me see. (He takes off his hat concentrates. Long silence.) Ah! (They put on their hats, relax.)
Estragon : Well?
Vladimir : What was I saying, we could go on from there.
Estragon : What were you saying when?
Vladimir : At the very beginning.
Estragon : The very beginning of WHAT?
Vladimir : This evening . . . I was saying . . . I was saying . . . (42)

이들은 얼마 전에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마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곤은 자신들을 알아보기 위하여 끊임없이 장소나 시간에 대해서도 확인하려 든다. 그러나 이들은 장소나 시간을 확실하게 분간하지 못한다. 이것은 곧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의 의식으로는 어떤 것도 확실히 식별할 수가 없음을 의미한다. 자신의 의식뿐만 아니라 현실 자체도 변화해 버려 어디에도 절대성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간과 공간에 갇힌 인간이 그것을 초월해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두 주인공은 자신들과 주변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려고 노력한다. 이 같은 시도는 사실상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절실한 확인 작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정체성 확인 노력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시간은 모든 것을 파괴하여 변화시켜 버리며,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내가 아니고, 어제의 목표는 오늘의 목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은 현재의 순간순간에 끊임없이 새로운 실존으로 변화하여 새로운 목적을 새우고, 그 목적이 달성되는 순간 실망하여 또 다른 목적을 향하여 전진하게 되므로 인간은 어떤 절대적인 대상이나 가치를 갖지 못한다. 베케트의 이러한 사상 때문에 데이비드 헤슬라(David Hesla)는 베케트를 “절대성의 존재를 부인하는 혼돈의 선지자”라고 규정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는 끊임없이 변화해 가는 자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또 내일의 내가 어떤 면에서 같을 수 있으며, 어디에 절대성을 둘 것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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