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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
· ISBN : 9788976824509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0장 / 영원한 비-종속을 위하여 —‘반-효과화’론을 향하여
<1부> 사유의 생식
1장 / 비판과 창조의 원환
‘에티카’: 어떻게 반-도덕적 사유를 획득할까 | 묻는 힘을 지닌 문제: 새로운 비판철학의 과제에 관하여 | 일촉즉발의 ‘지금’: 선험적 경험론의 조건들 | ‘비역사성의 구름’ 속에서 휘청대지 말지어다: 선험적인 것의 발생적 요소들
2장 / 선험적 경험론의 문제-틀
사용과 실행에 관하여 | 감성의 실행이란 무엇인가: 사유적으로 감각하지 않는 방식으로 | 선험적 경험론의 의의 | 능력들의 불공가능적인 발산: 초월적 상상력을 중심으로
3장 / 역-식과 발생의 문제
역-식의 첫 번째 특징: ‘적을수록 많이’ | 역-식의 두 번째 특징: ‘이접적일수록 서로 완전히 통하는’ | 역-식의 세 번째 특징: ‘판명할수록 애매한’ 혹은 ‘명석할수록 모호한’ | 역-식의 네 번째 특징: 스피노자, 혹은 디오니소스적 사유자의 감각 | 두 개의 다양체(1): 그 환원 불가능한 비대칭성 | 두 개의 다양체(2): 그 화해 불가능한 ‘생존의 양식’ | 잠재적 ‘관념’의 도식론
<2부> 존재의 전환
4장 / 존재의 일의성의 ‘실재적 정의’
‘존재’라는 일의적인 것에 관하여 | 존재의 일의성의 ‘명목적 정의’에서 ‘실재적 정의’로 | 스코투스에게서의 존재의 일의성 | 초월개념의 일의성에서 선험적 개념의 일의성으로: 칸트의 혁신성 | 스피노자에게서의 존재의 일의성 | 가소적 원리로서의 일의적 ‘존재’ | 영원회귀: ‘실재적 정의’와 ‘선험적 장’의 절대적 일치
5장 / ‘반-효과화’론
‘삶’과 수동적 종합을 둘러싸고 | 살아 있는 현재 속에서의 ‘존재’: 시간의 첫 번째 종합 | 순수과거 속에서의 ‘존재’: 시간의 두 번째 종합 | 초월적 기억에 관하여: ‘상기되어야 할 것’을 반-효과화하는 능력 | 시간의 세 번째 종합: ‘리좀-시간’ | 초월적 감성에 관하여: 강도의 문제 | 영원회귀로서의 ‘미래’ 속 존재 | 새로운 자기원인: ‘반-효과화의 원인’에 관하여
후기 — 재개하기 위하여
옮긴이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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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들뢰즈의 철학, 그것은 무엇보다도 ‘반-도덕주의’의 철학이다. 칸트의 철학이 초월적 규범을 지닌 도덕을 기초로 한 선험철학이라고 한다면, 들뢰즈의 철학은 바로 스피노자와 니체가 긍정한 ‘에티카’에 따른 선험철학을 형성하려는 시도로서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의 과제는 들뢰즈의 사상을 스피노자나 니체의 철학으로 환원하면서 고찰하기보다, 그들의 철학을 계승하면서 들뢰즈가 ‘에티카’를 (다른 개념들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철학을 어떻게 성립시키는가를 밝히는 일이다 ─ 다시 말하면 [우리 시대의] 동시대인으로서 스피노자나 니체를 논하는 것인데, 이것이 역으로 반시대적인 것을 낳게 된다. 칸트의 비판철학의 착상을 이용하면서도 ‘에티카’의 측면에서 선험철학을 다시 행하기, 그것이 들뢰즈 철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실재적 경험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삶’은 가능적 경험이나 일반적 경험 속에서의 ‘이하 마찬가지로’라는 방식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하나의 삶’은 어떠한 의미에서도 ‘이하 마찬가지로’라는 방식으로 나타나는 일반적 생명이 아닌 것이다. 즉 ‘하나의 삶’에는 ‘이하 마찬가지로’라는 방식으로 무언가를 멈추는 것도, 또한 ‘이하 마찬가지로’라는 형태로 무언가를 무제한으로 계속하는 것도 귀속될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 자신이 이 ‘이하 마찬가지로’의 세계를 일으키는 것이다. 혹은 스스로 ‘이하 마찬가지로’(라는 오류)를 그 경험의 조건, 삶의 조건으로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생물 종, 그것이 ‘인간’인 것이다. 예컨대 우리는 늘 무언가에 ‘싫증이 난다’. 그렇지만 이는 ‘싫증이 남’을 우리가 개별적으로 경험한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싫증이 남’ 그 자체가 우리 삶의 조건이 되어 버렸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들뢰즈에 따르면, 존재의 일의성에 관해 철학사에서 세 가지 주요한 계기가 특정된다. 즉 둔스 스코투스의 중립적 ‘존재’, 스피노자의 ‘무한 실체’, 그리고 니체의 ‘영원회귀’가 각각 존재의 일의성에 관한 특이한 사상으로 정립되는 것이다. 단 이 세 가지 계기를 존재의 일의성에 관한 발전사(發展史)처럼 이해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무엇이든 발전사로서 시간의 계열에 따라 사건을 정리하는 것은, 바로 거기에 자신들에게 적당한 스토리를 투입하는 도덕에나 어울리는 목적론적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존재의 일의성의 세 가지 계기를, 오히려 거기에서 ‘존재’의 개념이 하나의 ‘차이의 개념’으로서 형성되는 질서라고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