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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973613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3-11-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사과깎기
이명
여름 프리즘
바람의 정거장
여백
천사는 언제나 맨발이어서
푸른 비
아내
루소의 정원
탁란
바람이 전하는 말
절창
소멸에 대하여
침잠
2부
우리는 빙산처럼
12월
상승하는 벽
우수아이아
달의 심장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떠도는 저녁은
전적신고
서머타임
새의 몸속에서 숲이 태어난다
빛의 대화
바람의 뒤편
당신이 고인 우물
나의 미래 완료
정처
3부
누에보 다리에서
쾌락의 정원
브이로그
톨레도
환상 기행
여름 삽화
피라칸사스
변신
왜가리
종이컵 스캔
썰물
가을 장마
4부
죽은 것들이 날아오른다
오른다는 것
돌기둥
물태리역 습유
괴정삼거리
바람개비
환청에 대하여
겨울 비망록
폭설
백신시대
가을과 겨울 사이
안개
나의 셈법
해설_ 떠난다는 것, 우리는 이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신정민(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배꼽을 도려낸다
누군가 잘라놓은 탯줄
한나절
냉이 꽃술 같은
햇살 눈부시다
면사포 쓴 강물
가진 것 없으니
잃을 것도 없다
흰 낮달 돌리며
둥근 숲 하나 측량한다
―「사과 깎기」
가을은 너를 번역하는 일이다
알 수 없는 몸짓들
한밤중 보리차 끓는 소리로 운다
달의 고요
귀 안에 있는 신비로운 악보를 위해
풀벌레들이 운다
나뭇잎들이 소리로 깨어난다
하늘 높이
쏘아 올린 귀 한쪽
눈먼 낮달의 행선지를 더듬는다
세상의 모든 숲길
달빛으로 물든 동굴이 깊어
직박구리의 높은음자리
밀려오고 밀려오는 밤
귀를 앓는다
절벽이 적막을 길어 올릴 때까지
―「이명」
알몸의 나무들이 눈부신 살갗을 드러낸다 키다리 겨울은 환승역에서 발을 내딛고 편백나무 숲, 링컨의 움푹 파인 눈동자가 생각에 머무는 사이 꽃구름 몇 장 수척한 겨울의 속살을 뒤척인다 뼛속까지 환한 벌거숭이 나목 사이로 더디게 돋아나는 수원지의 입춘방은 안구건조증을 앓는다
꽃눈 틔운 벚나무들 화색이 부푼다 부드러운 조막손 빌려 꽃소식에 취하는 자세 벌거숭이 바람이 실성한 웃음을 퍼뜨린다 뒤척이는 바람의 언어, 야생의 향기를 부추긴다 빛바랜 겨울 메모장을 끄적이는 적막 고목 한 그루의 사색이 돋아난다 소리 없는 감탄사 고독을 짓씹는다
―「바람의 정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