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하는 나무로 돌아가서

책머리에

1 못다한 마음
오늘이 있어 나는
참선
하얀 밤
기도
내 삶의 계절에
가슴에 숨긴 것
소망
홀로 서게 하소서
나를 아프게 하는 것들
이제 떠나려 하네
가을에 쓰는 편지
천년 만년을 생각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내 안의 나를
제비꽃
흑장미

2 그리움따라
잊으시구려
내게도 첫사랑이
편지
변한 것은 없는데
당신에게 커피향 음미하며
12월의 노래
섬 추억
가슴 가득 아려오는
과연 사랑이었을까
당신이 그리운 밤
오늘 같은 날
가을을 타는 여인
내 기억 속의 당신
당신을 사랑함은
그대 오는 소리
당신을 그리워함은

3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봄이 오는 조짐
3월에 내리는 눈
눈 혹은 황사
봄비는 촉촉히
봄꽃은 아름답게
라일락의 향기로
장마 속을 걸으며
장맛비
소낙비 오는 거리
접시꽃이 피었습니다
가을을 보내며
봉평의 가을
나도 아름다운 낙엽되어
겨울답지 않은 어느 날
첫눈
눈꽃들 흩날리는 날

4 코스모스 송
너희들은 아직도
영원한 짝사랑
내 친구 한 사람
당신은
철쭉이 지고 나면
차 한 잔
가끔은 아직도
그런 사랑이었으면
다짐
당신의 빈 자리
지중해의 해맞이
청학동 소금강
코스모스 연정
황포 돛대
만나고 싶은 사람
아직도 나는 모릅니다

책끝에 / 성춘복
사랑의 편도와 그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