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지우개

1. 고장 난 가족
2. 걱정이 끓는 솥
3. 골칫거리 친구들
4. 씩씩한 이모할머니
5. 걱정 지우개
6. 현우의 고백
7. 그래서 걱정이 다 사라졌을까?

‘이러다 우리 집 완전히 망하고, 식구 모두 뿔뿔이 흩어지는 거 아닐까.’
걱정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했어요. 걱정하기 싫고 걱정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혼자 있거나 밤이 되면 더 심해졌죠. 난 걱정이 부글부글 끓는 솥이 되었어요. (……)

나는 걱정 지우개에게 오빠에 대한 걱정거리도 늘어놓고, 골칫거리 친구들 이야기도 일러바치듯 시시콜콜 꺼내 놓았어요. 그러고도 잠이 오지 않으면 벌떡 일어나 연습장에 걱정거리를 쓰고 걱정 지우개로 지웠죠.
‘정말 이렇게 하면 걱정이 사라질까?’
궁금했지만 그건 확실히 알 수 없었어요. 하지만 걱정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터질 것 같은 가슴에 여유가 생겼어요.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풍선에서 공기를 뺐을 때처럼 말이에요.
걱정을 써 놓고 싹싹 지우면 속이 시원했어요. 사라진 글자들처럼 걱정도 사라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