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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84017849
· 쪽수 : 80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천방지축 쥐돌이
망보기 당번
습격
네 탓이야!
다 같이 하나, 둘!
에헴, 나는야 으뜸 망꾼!
책속에서
천방지축 쥐돌이
산 아래 낮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기와집이 있어요. 마당 한쪽에는 돌담에 몸을 기대어 쑥 올라간 앵두나무가 있고, 돌담 너머로는 넓은 콩밭이 펼쳐져 있지요. 쥐돌이네는 바로 그 집의 앵두나무와 콩밭 사이에 있는 돌담 밑에 굴을 파고 살아요. 굴은 돌담 틈새로 이어져서 마당으로도, 콩밭으로도 나갈 수 있지요. 쥐돌이는 아까부터 코를 킁킁거리며 마당을 뚫어지게 보았어요.
‘쟤가 또 뭘 하려고.’
엄마 쥐는 가슴을 졸이며 쥐돌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 했어요.
“어? 이게 무슨 냄새지? 엄마, 무슨 일인지 금방 보고 올게요.”
“안 돼. 사람들이 곧 점심 먹으러 올 시간이야!”
엄마 쥐가 말했어요. 하지만 쥐돌이는 벌써 마당을 가로질렀어요.
“에구, 저 녀석을 어쩌면 좋아. 쥐돌아!”
엄마 쥐가 굴 밖으로 나서려는데 골목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요.
“어머 어떡해요? 사람들이 왔나 봐요. 쥐돌이를 데려와야겠어요.”
“괜찮을 거야. 여기서 그냥 기다립시다.”
아빠 쥐가 뛰어나가려는 엄마 쥐를 붙잡았어요.
바로 그때, 사람 그림자가 마당으로 쑥 들어섰어요.
주인 할머니였어요. 그 뒤로 빨간 고추 부대가 얹힌 지게를 지고 할아버지가 들어섰어요.
할머니가 부엌으로 가는 사이 할아버지는 지게를 마당가에 세웠어요. 그 순간 화단의 분꽃가지가 흔들렸어요. 쥐돌이가 분꽃 냄새를 쫓아서 가지를 오르고 있었거든요. 할아버지의 눈길이 흔들리는 꽃가지로 향했어요. 엄마 쥐도 아빠 쥐도 가슴이 마구잡이로 쿵쿵 뛰었어요.
“우리 쥐돌이 어떡해요?”
“쉿! 기다려 봐요. 할아버지가 눈이 어두워 못 볼 지도 몰라.”
그러면서도 아빠 쥐는 여차 하면 달려가려고 돌담 틈새로 목을 반쯤 내밀었어요.
할아버지가 지게 작대기를 분꽃으로 뻗었어요. 그 바람에 놀란 쥐돌이가 바닥으로 톡 떨어졌어요. 다행히 분꽃 아래 수북이 자란 채송화가 쥐돌이를 가려 주었어요.
할아버지는 작대기로 분꽃 가지를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수돗가로 갔어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쥐돌이는 재빨리 담장 구멍으로 달려왔어요.
“야, 넌 왜 그렇게 말을 안 듣냐? 규칙 잊었어?”
덩달아 숨을 죽이고 있던 형 쥐가 쥐돌이를 노려보았어요.
“나도 알아. 규칙 하나, 할아버지가 마당 청소하는 이른 아침에는 나가지 말기. 규칙 둘, 사람들 밥 먹는 시간에도 나가지 말기.”
쥐돌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또박또박 말했어요.
“알면 뭐해? 지켜야지! 너 때문에 우리 모두 위험해지잖아!”
“형 말이 맞아. 너만 규칙을 잘 지키면 온 가족이 안전하게, 편히 살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