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 씨, 몇만 년

제1부 뿌리가 있어야 잎이 산다
싹트는 꽃밭
봄 바람이
단비
살구 씨, 몇만 년
뿌리가 있어야 잎이 산다
물방울의 날개
엄마의 마음
내 여름 방학
창 밖에 박덩굴
이불에서 거름으로
마지막 한 송이
닭과 벌레
씨 뿌린 손
나무의 옷
겨울옷이 쿠울 쿨
봄 방학
우리 집 난쟁이들
손님 오시는 날
버리기는 아깝고

제2부 담을 헐면
공기놀이
별나라의 땅값
아가는 강아지띠
도깨비 아닌 허깨비
장승
돌멩이
아빠 엄마가 무서워 보일 때
대문 빗장
담을 헐면
주워 온 돌멩이
세계의 김치
제비집
배추 가꿔, 등록금
가마 속 장작이
열매 가꾸기
추석 전날
한가위에 맞추어
조물락 송편
조상님 입맛
깻잎 김치
가을볕

제3부 손가락 끝에 눈이 있다면
방 안에서 잃은 것
십 원에서 천 원으로
우리 아가 우리 임금
작은 섬, 우리 섬
청개구리
매미야, 미안해
집값 따라잡기
우리 시계 병났어요
엄마의 한아름
손끝으로 쬐금
손가락 끝에 눈이 있다면
고추의 역사
부처님 손바닥
별이 되고 싶은 바위
버려진 학교
우리 아빠
이웃 사랑
우리들의 모금함
가죽옷
원두막 있던 자리
돗자리를 타고

우리 식구 둘러앉을 / 집 한 칸을 이뤄야 한다. // 부엌 하나 / 방 두 개면 돼. / 마을버스 와 닿는 곳. // 지하철 10분 거리면 좋지. // 골목 시장 가까우면 더 좋지. // 까치집만 한 높이에 / 까치집 같은 아파트 한 칸이면 돼. // '굳은 땅에 물이 고인다.' / 그 말만 믿고 / 엄마는 오늘도 파출부다. / 아빠는 막노동. / 자고 나면 뛰는 집값 / 그래도 설마 // 집값 따라잡기다! -'집값 따라잡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