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집에 사는 거야?

세번째 구멍을 똑똑 두들기고는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그 구멍에도 역시 이상한 생물이 살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만 좀 두들겨요. 잘 들리니까요. 대체 누구시죠?"
구멍 속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너야말로 누구냐?"
하고 딱따구리가 물었습니다.
"넌 달리냐, 아니면 날아다니냐?"
"전 기어오른답니다. 하지만, 달리기도 하고 날기도 해요."
"왜 자꾸 이상한 놈들이 내 구멍에 사는 거지."
딱따구리가 실망스런 얼굴로 말했습니다.
"처음엔 들쥐 같은 다람쥐꼬리겨울잠쥐가, 다음엔 새인가 했더니 박쥐란 놈이, 이번에는 도통 정체를 알 수 없는 놈까지... 기어오르기도 했다가 뛰기도 했다가 날기도 한다니, 이것 참! 이런 것들 때문에 내가 구멍을 팠단 말이야?"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