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발자국

마리온, 어디 가니?
위풍당당 사자왕, 바바
엄마, 이제 그만 앉아요
푸른 바다 붉은 비단
축제를 위하여
저 멋진 길!

나는 점점 기운을 잃었다.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부는 날, 사냥꾼은 싱싱한 전복을 한 상자 가득 들고 들어와 내 앞에 놓았다. 나는 "미안해." 하고 전복 하나를 먹었다. 바다 냄새가 입 안 가득 퍼졌다. 내 놀던 고향 바다 생각이 울컥 솟아올랐다. 나는 먹던 것을 모두 토해 내고 천천히 누웠다.

내 착한 눈이 먼 하늘로 향했다. 아, 보였다. 고향 갯바위에 누워 바라보던 하늘... 내 작고 동그란 귀가 쫑긋거렸다. 그리고, 들렸다. 웃음소리 같은 고향 바다의 파도 소리... 나는 마지막으로 보았다. 사냥꾼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는 것을.

"조심조심 다뤄. 털 상하지 않게. 이건 마지막 해변밍크니까 최고로 비싼 값을 받아야 해." - 본문 9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