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진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작가의 말 - 우린 서로 조금 다를 뿐이에요
어머니의 말 - 여러분의 백만 불짜리는 무엇인가요?

까까머리 형진이
엄마라고 말해봐
자리 없으면 서서 가야 해
학교에 간 형진이
시.계.나.빠.
산꼭대기에 초코파이가 있어요
새로운 학교
슬옹이 생일날
맨발로 걸으면 똑똑해질까?
안개낀 날
나홀로 산에
영화 볼때는 얌.전.히.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
100바퀴
마라톤을 시킨다고?
백만 불짜리 다리

뒷이야기

"계. 속. 뛸. 래."
"계속 뛸 거야? 포기 안 할 거야?"
"네."
"포기하면 안 돼. 형진이는 할 수 있다!"
"형.진.이.는. 할. 수. 있. 다!"
형진이는 그렇게 말하고 어느새 엄마를 저만치 앞질러 갔습니다. 아빠가 걱정스럽고 놀란 얼굴로 엄마를 바라보았습니다.
엄마는 마음속으로 계속 주문을 걸었습니다.
'그래. 우리 형진이는 한다면 하는 아이야'
아흔일곱, 아흔여덟, 아흔아홉... 달린 지 한 시간쯤 되어 갔습니다. 출발선 옆에 쓰여진 '正'자가 스무 개째의 마지막 한 획만 남기고 있었습니다.
"형진아, 마지막 한 바퀴 남았어! 힘내!"
엄마, 아빠가 팔을 번쩍 들어 흔들자 형진이도 "힘. 내!" 하며 팔을 들어 올리고 달렸습니다.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목 줄기 아래로 땀이 흘러내려 얇은 티셔츠가 흠뻑 젖었지만, 형진이의 발걸음은 아까보다 오히려 더 가벼워 보였습니다. - 본문 13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