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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1508675
· 쪽수 : 231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5
1부 >>> 5년 만의 카트만두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야 해 16
동화책 속의 풍경 23
변화의 바람 27
여행 스타일의 차이 34
신들의 도시에서 목수를 생각하다 41
카트만두의 풍경들 48
2부 >>> 포카라, 내 유년의 기억창고
포카라 가는 길 62
게스트하우스는 사라지고 66
소년들과 함께 한 뱃놀이 74
스무 살, 가장이 된 가네스 82
시간의 강을 건너 88
포카라에 집을 짓는 꿈 95
3부 >>> 열흘 간의 히말라야 트레킹
싸우는 자는 산으로 가라 104
내 안의 히말라야 108
다시 안나푸르나를 향해 114
트레킹 첫날 118
둘째 날 124
셋째 날 132
나흘째 140
닷새째 148
엿새째 157
이레째 163
여드레째 169
아흐레째 174
열흘째 184
포카라를 떠나며 189
4부 >>> 다시 일상을 향해
비오는 타멜 거리 194
프리 티베트를 외치다 197
에필로그 204
부록
1. 네팔 여행 정보 208
2. 트레킹 정보 21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문득 5년 전 인도 다람살라를 여행할 때 만났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 둘 다 젊었을 적부터 입었음직한 아주 낡은 등산복 차림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수많은 산을 오르내렸음을 그들의 빛바랜 등산복이 말해주었다. 바람과 땀에 천천히 낡아간 옷을 걸치고 함께 천천히 늙어간 두 부부가 조용히 산길을 걸어가는 모습. 내가 꿈꾸던 미래의 삶이 눈앞에서 재현되는 기분이었다. 남편은 바로 그런 삶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는, 나와 같은 꿈을 꾸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와 떠나는 첫 번째 여행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은 그야말로 안성맞춤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저 커플들은 태국 어느 해변가에 있는 고급 리조트에서 허니문을 보낼 것이다. 열대과일을 실컷 맛보고 마사지를 받으며 환상적인 씨푸드 디너를 즐기겠지. 그러는 동안 우린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안나푸르나를 향해 수많은 돌계단을 힘겹게 오를 것이다. 곧 우기가 시작되니 숲속에선 거머리가 뚝뚝 떨어질지도 모른다.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졌다.
‘신혼여행이 극기훈련도 아닌데 웬 트레킹이람. 아, 나도 해변으로 가고 싶다.’
문득 혼자 큰 배낭을 메고 비행기에 올랐던 5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비행기 탑승객의 8할은 신혼부부였다.
―프롤로그 중에서.
5년 만의 카트만두
네팔에 가자는 남편의 제안을 듣자마자 나는 히말라야 설산을 오르는 우리 두 사람의 모습을 상상했다. ‘내 생애 꼭 하고 싶은 몇 가지’ 중 하나를 실현할 기회가 온 것이다.
그것은 그의 꿈이기도 했다. 70리터짜리 배낭을 메고 홀로 산속에서 비박을 하며 20대 초중반을 보낸 그가 히말라야를 꿈꾸지 않았을 리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20일 남짓. 그중 열흘은 트레킹을 하고 나머지 열흘은 카트만두와 포카라에서 보낼 예정이었다. ―<마음의 경계를 허물어야 해> 중에서.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남편과 함께 다시 타멜 거리를 거닐었다. 매연과 먼지에 섞여든 특유의 향 냄새, 낡게 퇴색된 목조 건물의 나무 냄새, 순박한 눈망울을 한 사람들의 살 냄새 등이 적당히 어우러진 타멜 거리는 5년 전 그대로였다. 숙소가 밀집한 중심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현지인들의 일상과 만날 수 있었다. 그제야 남편의 마음도 풀리는 듯했다.
“우리 저기 가서 짜이 마시자.” ―<동화책 속의 풍경> 중에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하루 이틀 함께 다녀보니 우린 여행 스타일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내가 느긋하게 어슬렁거리는 걸 좋아하는 반면 그는 쉼 없이 움직이는 여행에 익숙해진 사람이다. 난 낯선 여행지에 도착하면 우선 햇볕이 잘 드는 숙소를 정한 후 (가능하다면) 동네를 어슬렁거린다. 그러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길을 잃기도 하고 또 다른 길을 발견하기도 한다.
반면에 남편은 튼튼한 두 다리로 앞을 향해 전진한다. 다람쥐처럼 산을 오르고 쉼 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느릿느릿 돌아다니거나 노천카페에 앉아 차를 홀짝거리며 죽치고 앉아 있는 내게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도 여행을 하는구나.” ―<여행 스타일의 차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