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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88992026635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1-01-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난 그 산이 어디 있는지 알아."
물고기가 말했다. 여자 같은 목소리로, 마치 갈대에 부는 바람처럼 높고 부드러웠다.
민리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고기를 바라봤다. 그러곤 물었다.
"지금 뭐라고 말한 게 너니?"
"응."
물고기가 대답했다.
"난 무진산을 어떻게 찾아가는지, 어떻게 달의 노인에게 가서 물어볼 수 있는지를 알아."
"너, 말하는 물고기니?"
민리는 흥분으로 말이 떨려 나왔다.
"너 어떻게 말을 할 줄 알아?"
"물고기는 대부분 말을 해. 사람이 들으려고만 하면 말이야. 일단 듣고 싶어 해야 하지만."
"난 듣고 싶어."
민리는 홀린 듯이 들떠서 말했다. 이건 마치 아빠의 옛날 얘기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아닌가! 민리는 흥분해서 말을 쏟아 냈다.
이제 그냥 가던 길이나 가야겠다 싶어질 즈음 땅을 가만히 흔드는, 깊숙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민리는 소리쳐 물었다.
"거기 누구예요?"
"도와줘요! 나 좀 도와줄래요?"
숨죽인 목소리가 끙끙거렸다.
"기다려요!"
민리는 외쳤다. 그러곤 얼른 나침반을 물가에 내려놓고 물속을 걸어서 건너갔다. 물은 목욕물처럼 따뜻했고, 유리처럼 맑았다. 자기 발과 개울 밑바닥의 돌멩이와 나뭇잎들까지도 죄다 들여다보였다. 목소리가 나는 곳으로 움직여 가는데, 물이 점점 높아지면서 무릎까지, 이어 거의 목까지 올라왔다.
"아직 거기 있나요? 제발 날 좀 도와주세요!"
목소리가 처량하게 애원했다.
"가고 있어요!"
민리는 다시 외쳤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고는,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민리는 짠물에 눈이 따가워서 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마침내 눈을 떴을 때, 민리는 너무나 놀라 물속으로 다시 주저앉을 뻔했다. 민리의 앞에 있는 것은…… 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