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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93313321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17-04-01
책 소개
목차
1장 가슴을 흔드는 소리
1. 추임새 : 세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장단
2. 동요 :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노래
3. 라디오 소리 : 텔레비전에서 보여 주지 못한 재미
4. 웃음소리 : 응어리를 녹여 주는 만병통치약
5. 안부전화 : 참 따뜻한 인사
6. 바다의 소리 : 지친 영혼에 힐링을 선물하다
7. 메아리 : 산골 요정과 나누는 아름다운 대화
8. 바람 : 그 느낌을 팝니다
9. 소리 : 사람의 한을 팔다
10. 흥 : 흥겨운 세상을 이끈 아리랑
11. 호흡 : 살아 있음을 알게 한 기운
12. 자연의 소리 : 보일 듯 말 듯한 소리들
13. 생명의 소리 : 채집해서 들려주고픈 소리
2장 마음을 움직이는 힘
1. 양보와 배려 :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
2. 겸손 : 나를 높이고 살리는 일
3. 믿음 : 사랑을 키운다
4. 인연 : 목숨을 걸어야 하나?
5. 용서 : 나를 위해 놓아 준다
6. 사랑 : 사랑은 주는 걸까, 받는 걸까
7. 명상 : 영혼을 씻어 키운다
8. 기도 : 간정한 마음으로 산다
9. 말 : 가슴을 뚫고 나온 언어
10. 포기 : 부끄러움을 알면 살 수 있다
11. 나눔 : 감성을 넘어 인성으로
12. 소망 : 근심 걱정을 묻어 두세요
13. 약속 : 죽음을 걸고 지켜내다
3장 세상을 이끈 시간
1. 고향 : 추억이 사는 곳
2. 이웃 : 사람이 살고 있어요
3. 습관 : 말(馬)이 들려준 습관 이야기
4. 선비정신 : 조선의 역사를 지켜낸 두 선비
5. 시간 : 제 마음대로 흘러간다
6. 세월 : 도대체 얼마나 빠른가?
7. 운명 : 쉽게 버릴 수 없는 것
8. 그리움 : 가슴에 사무친 남자, 여자
9. 정의 : 반드시 해야 할 옳은 일을 한 사람
10. 아이디어 : 지식산업을 살려야 하는데
11. 선인의 숨결 : 폐사지에 숨어 있는 숨소리
12. 장인정신 : 민족을 이끈 정신
13. 빛 : 세상을 이끄는 에너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수보다 귀명창이라
추임새는 판소리나 마당놀이에서 나온 말입니다. 판소리할 때 북채를 잡은 고수가 “어허!”, “얼씨구!”, “좋다~” 하는 소리를 내서 흥을 돋웁니다. 그러면 노래를 하는 사람은 힘을 내고, 구경하는 사람들도 더 흥이 납니다.
마당놀이 공연을 할 때는 구경꾼, 관객이 추임새를 넣습니다. “얼쑤! 잘한다!”, “에끼 나쁜 놈”, “야, 이놈아~” 따위의 칭찬과 야유를 번갈아 쏟아냅니다. 관객들이 쏟아내는 야유도 추임새입니다. 관객들이 아무런 반응도 없이 바이올린 연주회 감상하듯 앉아 있으면 마당놀이는 김이 팍 샙니다.
그래서 판소리를 아는 사람들은 ‘소리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을 더 높이 쳐줍니다. 소리하는 사람을 명창이라 하고, 추임새 잘 넣는 사람을 귀명창이라 합니다. 어느 대목에 ‘얼쑤’하고 추임새를 넣어야 할지 귀명창은 알고 있습니다.
코미디언들한테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고 물으면 “관객들의 호응이 없을 때, 관객이 웃어주지 않을 때”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어떤 관객은 너무 근엄하고 엄숙합니다. 마당놀이나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목에 힘주고 앉아서 눈으로만 구경합니다. ‘그래, 어디 한번 웃겨봐라!’ 그들은 좀체 추임새를 넣지 않습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면서도 박장대소를 하지 않습니다. 웃길 때는 웃어주고 박수를 치는 것이 추임새를 넣는 것입니다.
판소리나 마당놀이 다음으로 추임새가 많이 벌어지는 곳이 교회입니다. 교회에서 목사님이 설교할 때 “아멘~” 하는 것도 추임새입니다. 목사님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어쩌고저쩌고~” 하면 성도들이 “아멘~” 하고 반응을 보입니다. ‘아멘~’이 무슨 말입니까? ‘목사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하는 의사 표현입니다. 그러면 목사님은 더 신이 나서 설교에 집중합니다.
제1장 추임새 : 세상을 하나로 이어주는 장단 ~중에서
고향에 잠긴 동화
고향은 현장에 가면 보이고, 현장에 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곳입니다. 우리의 잔뼈를 키운 것들이 많은데, 그들 가운데 8할 이상이 고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향은 여전히 기대고 싶고, 소주 한 잔 마시면 그립고, 명상을 할 때면 자주 떠오르는 땅입니다. 고향이 우리에게 준 대표적인 선물은 향수와 추억입니다. 이것들도 보이지 않는 것인데.... 추억과 향수를 무시한 채 잊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고향에 부모님이 계실 때는 자주 다니지만, 부모님이 안 계시면 잘 가지 않습니다. 1년에 한두 번 정도 성묘나 가고 말지요. 고향 마을을 걸어보면, 어느 골목을 걷든 발걸음이 가볍고, 마주하는 것마다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고향에 가봐야 아무것도 없더라. 예전 같은 흥이 안 나더라”고 합니다. 고향에 가면 왜 아무것도 없습니까? 잘못 보니까 안 보이는 겁니다.
흙냄새, 두엄 냄새, 논두렁에 아지랑이, 동백꽃 향기, 아카시아꽃 향기, 개구리 울음소리, 뻐꾸기 우는 소리, 소쩍새 울음소리, 깊은 밤에 개 짖는 소리, 풀벌레 소리... 호랑나비, 배추흰나비, 고추잠자리들도 대부분 그대로 있는데 눈에 안 보이니까 모르고 지나치는 겁니다.
고향에 살던 사람들이 많이 사라진 것은 맞습니다. 빨래터에 앉아서 도랑이 떠내려가도록 시끄럽게 웃어대던 아주머니들도 안 보이고, 동네 당산나무 아래 모시바지를 입고 앉아서 부채질을 하며 놀던 노인들도 보이지 않고, 뒷동산에서 공놀이 하던 소년들이나 그네 타던 소녀들도 안 보입니다. 그들은 다 어디론가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많은 추억을 남겨두고 몸만 사라졌습니다.
- 3장 1. 고향 : 추억이 사는 곳 , ‘고향에 잠긴 동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