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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북유럽소설
· ISBN : 9788994040011
· 쪽수 : 408쪽
· 출판일 : 2009-11-01
책 소개
목차
Part 1. 댄 & 카르멘
Part 2. 댄 & 카르멘 그리고 댄 & 로즈
Part 3. 카르멘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어느 여자가 의사를 찾아가서 살아갈 날이 고작 몇 달 남았다는 말을 듣는다……. 카르멘은 부들부들 떨기 시작한다. 손으로 입을 막고 어깨를 마구 들썩이며 울기 시작한다. 내 뱃속이 조여든다. 나는 한 팔로 아내의 어깨를 감싸고 다른 손으로 떨고 있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준다. “한 방 맞은 것 같지요?” 의사가 우리를 살피다가 말한다. 우리는 대꾸하지 않는다. 서로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앉아 있다. 카르멘은 울고 나는 멍하다. 한참 후에 내가 묻는다. “이제 어떡해야 하죠?”
나는 한숨을 푹 쉬고 이발기의 스위치를 켠다. 카르멘이 목덜미부터 4센티 폭으로 이발기를 쭉 민다. 그러면서 그녀의 뺨에 입 맞춘다. 카르멘은 긴 머리칼이 흰 수건 위로 떨어지는 광경을 거울로 보고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울기 시작한다. 나는 침을 삼키고 단호하게 머리를 깎는다. 그러면서 몇 초에 한 번씩 그녀의 머리통에 입을 맞춘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나는 몸을 돌려서 그녀를 꼭 끌어안는다. “난 의사들이 위험해도 해보자고 하면 좋겠어, 카르멘.” “진심이야?” “진심이야.” 내 어깨 위로 눈물이 떨어지는 게 느껴진다. “당신은 내일 어떤 말을 듣고 싶은데?” “가슴을 들어낼 수 있다고 하면 좋겠어.” “그럼 잘됐네.” “하지만 정말 끔찍해, 안 그래?” “그래…… 끔직한 일이야, 여보. 하지만 난 당신 없이 사느니 가슴이 하나뿐인 당신과 같이 있고 싶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