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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잡지 > 교양/문예/인문 > 문예지
· ISBN : 9788994856247
· 쪽수 : 108쪽
· 출판일 : 2012-07-05
책 소개
목차
004 빚 나고 빛나는_최세은
007 TANCHEON(탄천)_손현정
010 또 너로구나, 로보트_김경년
014 빕빚빋빅빜빗빝빔빈빌빟빛빙빞_전희경
018 김꽃비, 나는 반공소녀였다_홍석인
028 시간의 빚_이정화
042 자유_김흥준
069 아귀(餓鬼)_이승현
087 엽편소설_전영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언제부터 그렇게 느껴졌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사람과, 세상과의 관계가 뚜렷하게 인식되던 그때부터 작은 부담스러움과 의기양양함이 있기는 했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빚은 가열차게 내 삶 한가운데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진정한 빚은 실체가 없다. 은행에서 빌린 돈은 정확히 기록으로 남지만, 군대에서 휴가 나온 나를 만나기 위해 두 시간 거리를 마중 나온 친구의 수고와 내가 느끼는 고마움은 기록되지 않는다. 더불어 그것은 어떤 ‘정도’로 측정되지도 않는다. 빚이 얼마나 실제적으로 나를 옭아매는 지를 생각할 때 내가 빚을 지고 있기는 한데 그게 얼마나 되는지, 그래서 얼마나 갚아야 다 갚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내가 다른 이들에게 지운 빚이 있는데 그게 어느 정도인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든든한 일이다. 사람들은 그 든든함에 힘입어 큰 소리도 치고, 화도 내고, 배를 내밀고 당당하게 거리를 걸어 다니곤 한다.
042_김흥준_자유 중에서
만약 사람의 힘으로 봄이 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었다면 누군가는 틀림없이 봄을 막았을 것이다, 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마도 두꺼운 옷을 파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그러나 봄이었다. 봄은 저절로 오는 것이다. 인간의 생각이란 도대체 왜 이렇게 스스로를 고달프게 만드는 것인가? 라는, 그런 세상살이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상념이 머리를 어지럽히던 어느 봄날 아침, 그는 길거리에서 한 장의 전단을 받았다.
우리는 영혼의 동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VOID
070_이승현_아귀(餓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