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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호주/뉴질랜드여행 > 호주/뉴질랜드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4909035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7-11-29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진짜 호주를 만나기 위한 도전 ― 김태훈
호주 일반 정보
호주 일반 물가
아웃백이란?
캠퍼밴 렌트와 운전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드디어 만난 멤버들, 멜버른에서 토키 베이로
그레이트 오션 로드를 달리다
로건 비치 전망대에서 만난 남방긴수염고래
호주 와인의 자존심, 하디스 와이너리
애들레이드 시내로의 소풍
아웃백 운전은 졸음과의 전쟁
아웃백 드라이빙의 골든 룰 10
흰 소금의 하트 호수, 굴속의 마을 쿠버페디
사막의 오아시스 로드하우스
허영만의 여행스케치
노던 테리토리
세상의 중심 울룰루를 만나다
카타추타, 바람의 계곡 트래킹
킹스캐니언이 있는 와타르카 국립공원
아웃백 여행자에겐 너무 거대한 도시, 앨리스스프링스
악마의 구슬 데블스 마블스, 그리고 여행의 규칙
졸음운전을 피해 하루 종일 달리다
악어가 독차지한 열대 온천 마타랑카
옐로우 워터 빌라봉에서 크로커다일을 만나다
다시 만나자, 카카두(Bobo! Kakadu)
캠퍼밴 여행 시 선택할 수 있는 숙박 TIP
다양성이 공존하는 다윈의 야시장
천국에 가다, 리치필드 국립공원
여행을 통해 알게 되는 것들
보압 나무와의 대화
허영만의 여행스케치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1)
악조건을 뚫고 만난 벙글벙글 레인지
호주 아웃백의 아이콘 로드 트레인
episode 1 밥장, 버림받았나 귀순인가
인도양에 뛰어들다, 브룸의 케이블 비치
주인 없는 땅? 애버리진의 슬픈 역사
브룸에서 케라우드렌 곶까지, 곧고 지루한 운전길
미지에게 물리다: 포트헤들랜드까지 고난의 하루
붉은 흙과 붉은 바위, 카리지니 국립공원
협곡이 숨긴 비밀, 조프르 폭포
허영만의 여행스케치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2)
인간이 만든 장관, 톰 프라이스
인도양의 산호 마을 코랄 베이
episode 2 허영만, 생선회를 책임지다
엉뚱하고 흥미로운 마을 카나번
하멜린 풀에서 만난 원시 생명체, 스트로마톨라이트
멍키 미아에서 바람맞다
놀라운 해안 절경을 품은 칼바리 국립공원
핀다에 야생화가 핀다
경이로운 파노라마, 피너클스 사막
마지막 저녁식사
다시 일상으로
허영만의 여행스케치
맺는 글 0.01%의 경험 - 허영만
리뷰
책속에서
사막의 밤은 칠흑 같고 새벽은 쌀쌀하다. 그러나 아침 햇살은 대지를 불살라버릴 듯 붉다. 한 줄기 빛이 캠퍼밴 속으로 들어와 창문을 열었더니 어느새 아침. 눈을 뜬 우리는 하트 호수(Lake Hart)의 물에 손이라도 한 번 담그고 싶어 오솔길을 걸었다. 호수로 향해 있는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니 철길이 나온다. 어제 저녁, 100량은 족히 되어 보이는 끝없이 긴 기차가 지나던 바로 그 철길이다. 철길을 넘어가자 호수가 점점 가까워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수면이 깨끗한 얼음처럼 미동도 없이 잔잔하다. 수면이 물이 아니라 소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멀리서 보면 물처럼 보이는 호수가 실제로는 온통 흰 소금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이 커다란 하트 호수가 소금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사진으로만 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엄청난 크기로, 가까이 갈수록 더욱 커지는 울룰루는 결국 모든 시야를 완전히 뒤덮는 붉은 장막같이 앞을 가로막는다. 압도당한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울룰루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한 원주민들의 말이 이해가 된다. (……) 명불허전. 멋진 풍경으로서 사진 속에서 보았던 울룰루가 초라하게 생각될 만큼, 죽기 전에 한 번은 직접 눈으로 봐야 할 존재다. (……) 해가 천천히 서쪽 지평선으로 내려갈 즈음 울룰루를 뒤로하고 멀찍이 물러섰다. 대지라는 프라이팬 위에 붉은 태양의 열기로 잘 익은 거대한 빵 덩어리가 거기 있었다. 모든 인간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을 빵, 한 조각 떼어 먹으면 영혼이 채워질 것만 같은 황홀한 석양이었다. 진짜 울룰루는 그 석양 속에 있었다. 평생 잊히지 않을 만남이었다.
나는 문득 여행이 주는 결과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며칠 전 맛본 울룰루와 소금 호수, 카카두 벽화의 감동이 투자한 여행 시간과 노력에 비해 턱없이 작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차분히 앉아서 즐기는 에베레스트 산의 감동에 비해 고산증에 시달리며 올라야 했던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으며, 꼬박 사흘간의 뱃멀미를 견디며 찾은 준남극에서 꿈에 그리던 알바트로스 새를 만난 시간은 불과 반나절이었다. 어쩌면 여행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긴 고생 끝에 잠시 맛보는 감동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투자하는 것.
인생도 이것과 무엇이 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