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에서 내 영혼을 만나다

* 작가의 말_왜 하필 부탄인가

I. 부탄을 묻다

언제부터인가 난 여행가가 되어 있었다. 13
결혼도 쟁취해야 할 꿈이다. 17
다시 단단해 진 발걸음을 내딛다. 20
부탄? 부탄이 어딘데? 22
주옥같은 친구, 주민선 씨 24

Ⅱ. 부탄을 향해 발을 내딛다
1월 9일 금요일, 출발의 아침 31
인천공항, 케세이 퍼시픽 CX411. 32
타고르의 나라 그리고 기도의 시 33
늦은 밤, 공항 불빛이 들려주는 이야기 35
1월10일 토요일: 인도의 다이내믹한 아침 38
가이드 미날 40
세계적인 차 산지 다르질링의 슬픈 역사 43
인도 속의 영국, 엘긴 호텔(The Elgin Hotel) 48
1월11일 일요일. 토이트레인을 타다. 52
한 끼 식사가 주는 행복과 절제의 미덕 57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토이트레인 58
약이 되는 쇼핑, 히말라야를 피부로 느끼다. 65
시킴, 동병상련의 아픔을 지닌 곳 66
이방에서 바치는 연서(戀書), 석남꽃 전설 68
시킴의 주도 갱톡 리포트 71
히말라야 향기에 취하다 73
통바(Tongba)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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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부탄 내영혼을 9 에서 만나다 시킴, 다르질링을 넘어
지상의 샹그릴라 부탄
4 4
으로
남걀 티베트문화연구소 84
룸택사원 87
1월14일, 칼림퐁에서 맞은 수요일 92

Ⅲ.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부탄
드디어 부탄이다!!! 99
부탄의 문 푼촐링 101
여행가의 조건 105
행복을 입다. 106
아리랑과 강남스타일 109
다시 찾은 핸드폰에서 부탄의 양심을 보다 111
부탄의 보통시민, 느강남씨 113
1월 15일, 카르반디 사원에서 116
부탄의 수도 팀푸 120
느닷없이 찾아오는 축복-국왕 전하와의 랑데부 126
살아있음을 즐기는 부탄 사람들. 127
일산에 묻은 일상 129
부탄에서 다시 만난 한국의 얼굴들. 131
부탄 카페의 솔저 업 포츈 137
방심이 부른 아찔한 사고 140
무료의료혜택의 허와 실 144
전통 라이브 음악 카페에서 만난 부탄인심 147
1월 16일, 치미라캉에서 들은 쇼킹한 전설 150
부탄의 국수(國獸) 타킨 152
“작렬하는 지혜의 벼락 155
(The Flaming Thunderbolt of Wisdom)” 155
비나이다 비나이다. 159
호랑이 둥지, 탁창사원 161

Ⅳ. 부탄에서 내 영혼을 만나다
파로공항에서 169
데자뷔, 처음으로 찾아온 향수, 170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정읍(Once upon a time in Jeongeup) 174
부탄을 떠나고 부탄을 그리다 178
Shall we…? 180

부탄 다이제스트 187
세계에서 가장 어리고 청렴한 17세 국왕의 당찬 목표 187
부탄의 문화를 압축하고 있는 용어 해설 197
출판사 서평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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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떤 여행지라도 한 걸음만 삶의 현장으로 나아가면 익숙한 스타벅스가 있고 루이뷔통이 있고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 있다. 내가 제의하는 여행은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나와 잠시 빌딩 숲 사이에 거닐도록 만들어 놓은 도심 공원을 산책하는 듯한 그런 것이 아니다. 처절할 정도로 낯설게 하기. 불을 피워 샤워할 물을 데우고 무거운 짐을 덜어줄 수단은 조랑말이 가장 사치스러운 교통수단이며 가진 것은 모두 짐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영혼의 여행, 갇힌 영혼을 구해내는 그런 여행이다. 이것이 지금부터 내가 독자여러분께 나와 함께 하는 부탄으로의 정신적인 여행에 초대하는 이유이다.(…)

부탄에는 느림의 미학과 철학이 있다. 우리가 빨리 달리면서 잃어가고 있는 정신을 그들은 24시간 잡고 살아간다. 하루가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나는 그들에게 삶의 현장은 불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도량이다. 왕은 권력을 탐하지 않고 공무원들은 부정과 사리사욕이라는 말을 모르며 국민들은 감사와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내가 자란 곳은 전북 정읍의 시골, 소위 말하는 깡촌이다. 그런 내게 해외여행, 나아가 세계일주란 꿈을 꾼다는 사실자체가 사치였다. 매사에 긍정적인 나는 세계일주 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늘 충분히 행복했었다. 또 언젠가는 내 힘으로 그 꿈을 못 이룰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하루하루를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다, 그 이후 30년. 지금 나는 놀랍게도 그 꿈을 이루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그들은 마치 우리가 학창시절 그러했듯이 회장님부터 말단 사원까지 모두 다 똑같이 남성들은 고를 착용했으며 여성들은 키라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행복했다.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 중의 한 가지는 신분의 고하,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모두 똑같은 복장을 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똑같은 복장을 하자 비로소 그들 얼굴의 개성이 뚜렷하게 부각되었다. - 본문 중에서 -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여행지의 수칙인 소매치기를 경계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으며 상식이었다. 그러나 맑은 부탄인들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이 상식은 지극히 불순한 몰상식인 듯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 본문 중에서 -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잔치에 나온 음식과 잔치가 열리는 장소의 화려함 등등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이야기와 애환을 나누며 공감하는 것이다. 오래 전 우리나라 시골 들녘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아 정겨워 보였다. - 본문 중에서 -

세계를 몇 바퀴 돌며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니 결국 가장 가치 있는 것은 현재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속한 공간이 아무리 넓어져도 결국 우리가 가장 그릴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 나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린 지금 바로 이곳에서 한 시라도 더 살아있음에 대한 축복을 함께 누려야 하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문명은 마약이다. 오랫동안 문명 이기에 중독된 채 살아온 내게는 인간으로서 받아야 할 최소한의 문명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그들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다. 다음 순간, 9시 뉴스에서 보도하는 인사청문회나 사건, 사고를 보면서 혈압을 올리던 내 모습과 그들의 평화롭게 반짝이는 두 눈이 비교되면서 누가 더 행복한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뜨거운 여름날 학교로부터 집으로 돌아가는,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처럼 먼 길은, 걷기 지루해 지면 친구들과 고무줄을 하면서 신나게 정복해 나가던 우리들의 영토였다. - 본문 중에서 -

나는 또 다시 여비 만원을 지니고 편지에 적힌 주소 하나에 의지해 무작정 언니를 찾아 나섰다. 역시 비둘기호 야간열차를 타고 수원까지 갔다. 수원역에 도착해 보니 밤이 깊어서 갈 곳이 없었다. 유일하게 불이 켜진 곳이 포장마차였다. 그래도 불빛을 보자 마음이 놓여 주소를 들고 가 그 주소까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 어린 나이에 겪은 이 일을 통해 나는 자신감과 의지가 생겼다. 그 때 마음에 뿌린 의지와 자신감의 씨앗이 점점 자라 지금 나는 세계 어느 곳도 겁내지 않는 여행가로서의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 본문 중에서 -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 어려움 속에서도 잃지 않는 마음의 평화.”그리고 나보다 앞서 그것을 이룬 사람들을 나는 부탄에서 수없이 만났다. 강인하고 느긋하며 너그러운 성격으로 삶을 통해 실천하는 자연과의 합일…. 그들의 눈빛은 가슴 한 구석에서 잠자고 있던 내 영혼을 비로소 일깨웠다. 이것을 어떻게 ‘보석’으로 세공할 것인가. 내가 제안하는 이 여행이 부탄인들과 우리 모두에게 맥놀이 현상을 일으켜 보다 충만하고 깊은 의미를 지닌 삶을 이루어 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독자들과 함께 화두로 삼아 답을 찾아보고자 이 여행기를 쓰고 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