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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에세이/시
· ISBN : 9788997090587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6-06-07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여드름 필 무렵의 소박한 기록들 _ 김기훈
1장 여드름 필 무렵,
우리들의 일상 다반사
정세린 _ 할머니와 도토리 줍기 외
최가현 _ 시험 끝난 날 외
오수미 _ 느티나무 아래 외
현정은 _ 통영 다녀온 날 외
장유정 _ 아저씨, 죄송했어요 외
신예지 _ 우리 마을의 평범한 추억 외
김예담 _ 시월의 문학 기행 외
이연수 _ 누나의 결혼식 외
신은지 _ 빨리 시험을 안 치는 나이가 되었으면 외
송수정 _ 그리움이 가득한 마당 외
손명호 _ 나의 중국 여행기 외
서희원 _ 이삭베이커리 이야기
강은총 _ 비 오는 날의 레일바이크 외
2장 우리의 두 발로 만난
추풍령 이야기
신예지 _ 내가 살고 있는 추풍령
장유정 _ 추풍령을 걸으며
이승정 _ 학이 날아와 깃들던 마을, 학동
최가현 _ 우리 가족 4대가 살아온 지봉리
정세린 _ 지봉리의 마을자랑비
오수미 _ 부를 이루는 명당, 후리
김예담 _ 한성 천 리의 절반, 신안리
이연수 _ 도자기 가마터가 있던 우리 마을, 작점리
김기훈 _ 어리바리 김 선생의 시골 작은 학교 생존기
3장 이야기가 있는 도시,
대구를 찾아가다
김예담 _ 대구 근대 골목을 걷다 외
정세린 _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는 대구 골목
현정은 _ 대구와 추풍령 사이
이연수 _ 대구 골목과 책을 만나다
오수미 _ 내가 대구 서점까지 오다니 외
송수정 _ 다음에도 대구에 꼭 가고 싶다 외
장유정 _ 대구에서의 새로운 경험 외
강은총 _ 즐거운 대구 골목 여행 외
손명호 _ 우리 책도 독립서점에서 판매할 수 있을까요?
서희원 _ 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다
최가현 _ 대구와의 첫 만남 외
닫는 글 ‘도담도담’ 동아리가 걸어온 길 _ 김기훈
저자소개
책속에서
도담도담을 하기 전까지는 내가 살고 있는 추풍령이 어떤 곳인지 알려고 시도하지도 않았고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시골이라고 창피해 하기도 했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도 말이다. 시골은 시골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고,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 매력이 있는 것이다.
시골의 매력을 말하라고 하면 밤하늘이 예쁘다는 거? 도시에서는 별을 보기가 힘들다. 도시 전체에 불빛은 많지만 정작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빛은 하나도 없다. 시골에는 도시에 있는 아름다운 야경은 없지만 하늘에 빼곡히 박혀 있는 예쁜 별들은 많다.
아마 내가 도시에 살았다면 학원에 치여 살아가지 않았을까 싶다. 추풍령에는 학원이 없어서 다니고 싶어도 못 다니니까! 어쩌면 추풍령에 산다는 게 다행일지 모르겠다. 또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들이 넘치니까 좋다. 실제로 동네 할머니들께서는 과자나 빵, 음료수를 가끔씩 내게 주곤 하신다. 하나하나 생각해 보니 추풍령은 정말 좋은 곳인 것 같다. 이런 좋은 곳에서 자라고 있어서 다행이다.
추풍령중학교 아이들을 만났다. 추풍령의 거센 바람 소리를 듣고 자란 녀석들이라 거칠 법도 한데, 새로 온 선생님에게 순수하면서도 친근한 눈빛을 보내며,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야간 자습 시간에도 선생님의 팔을 잡아끌었다. 학교 현관 앞 계단에 앉아 살 껍질에 내려앉는 따뜻함을 느끼면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함께 학교 주변을 거닐며 벚꽃 그늘이 만들어낸 봄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에는 함께 추풍령 마을길을 걸었다. 여기는 누구네 집이고요, 여기는 뭐 하는 곳이고요, 여기는 어디로 통하는 길이에요…… 아, 이곳은 하루 종일 한 마을에서 함께 보고, 듣고, 느끼고, 호흡하는 학교구나. 도시에서는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일이었다.
규모의 경제, 효율성의 논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여기, 추풍령에 있다. 지금껏 우리 마을과 학교는 세상사를 이겨내지 못하고 많이 왜소해졌지만 역설적으로 더 좋은 삶과 교육이 가능해졌다. 이는 아직 추풍령에 시원한 바람, 산새 소리, 푸른 숲, 쏟아질 듯한 별빛, 마을과 학교의 이야기 등 잊히기에는 너무 아름다운 것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부디 이런 소중한 것들이 우리 주변에서 팔딱팔딱 생명력을 지닌 채 오랫동안 살아남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