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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현대철학 > 현대철학 일반
· ISBN : 978899718612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13-02-15
책 소개
목차
한국판 서문 / 디지털 정체성과 멜랑콜리
논단
오늘날 우리에게 정치적 “진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 클라우스 오페
오늘날의 리얼리즘: 예술, 정치 그리고 재현 - 율리아네 레벤티쉬
폭력 범죄현상의 전개: 뒤르켐의 현재적 의미 - 헬무트 토메
쟁점 / 디지털 자아: 인터넷 시대의 개인적 정체성
생각을 일으키는 대상으로서 컴퓨터 게임 - 셰리 터클
사이버 공간에서의 낭만주의적 경영자 - 카이 드뢰게
컴퓨터-기본권: 정보기술 환경하에서의 인격 보호 - 바이오스 카라바스
디지털 자아: 인정과 소외 - 올리비에 부아롤
한국판 특집 / 비판의 멜랑콜리
한국판 특집에 부쳐
근대성과 심미적 현상으로서의 멜랑콜리 - 최문규
멜랑콜리와 모더니티: 문화적 모더니티의 세계감 분석 - 김홍중
만해의 ‘기룸’과 하이데거의 ‘멜랑콜리’ - 김동규
베스텐트 독일판 차례
저역자 소개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이미 사회주의 실험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지구상의 어떤 지역에서 진보란 자본주의적인 변화를 뜻하며, 보수란 공산주의로의 회귀를 뜻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국민의료보험을 개혁하는 것이 진보이고, 총기협회에 편드는 것은 보수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80년대 민주화 운동 세대의 정서를 말하는 것은 더 이상 진보의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도대체 진보란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때 진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오페는 이론가답게 매우 조심스러운 결론을 내립니다. ‘퇴행적 잠재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진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 도처에 놓여 있는 퇴행적 징후와 위험성들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선, 「한국판 서문」, 11쪽)
내가 여기서 숙고하고자 하는 수정된 진보 개념은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간다”는 은유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정반대로 적절한 은유는 개인으로서 또 사회 전체로서도, 우리를 퇴행적 경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정지표지판일 것이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 정책과 노동시장 정책을 둘러싼 많은 다툼들은 방어적 숙고로 구조화되어 있다. 가령 어떻게 하면 피고용인, 연금생활자 등등의 권리를 유럽과 전 세계 신자유주의적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을까라고 진보의 옹호자들이 물을 때 그러하다. (…) “좋은” 사회는 긍정적 결과의 목록을 통해 정의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나에게/우리에게) “X”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사회 구성원의 근거 있는 확신에서 나온다. 여기에서 “X”는 개인적 또는 집단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서, 사회적, 정치적 행위자가 의도치 않게 불러일으키거나, 아니면 막을 기회를 놓친 현저한 폐해를 뜻한다. 이와 같은 사회는 충분한 완충장치와 정지표지판 그리고 제동력을 갖추고 있으며, 사회의 작동방식에서 나타나는 부정적인 사회적, 물리적 귀결에 안전조치를 취하는 주권으로 특징지어진다. (클라우스 오페, 「오늘날 우리에게 정치적 ‘진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29~30쪽)
아마도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1970년대 중반/말 이후의 불평등과 빈곤 위험의 단계적 증가이다. 이 증가는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가속화되었다. 불평등이 커질수록 상호성 원리를 인정하고 “공평한 연대”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공통성에 대한 복종”은 더욱더 불안정해진다. 그 밖에도 불평등을 자연적으로 조건 지어진 것으로 제시하고, 빈자를 실패자로 낙인찍으며 “부등가 이데올로기”를 변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거나 강화되었다. 이러한 경향에 내재하는 폭력 촉진적 함의들이 예를 들어 “독일 상황”에 대한 다층적 조사를 통해 자세히 연구되었으며 입증되었다. 예전처럼 복지국가 조치들은 시장에 의해 산출된 불평등을 어느 정도까지 조정한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보상 요구 증가로 인해 더욱더 과도하게 요구된다. 기술 혁신과 시장의 지구화에 의해 경제적 경쟁은 엄청나게 첨예화되었다. 이를 통해 진척된 “사회의 경제화”는 다른 무엇보다 (감옥의 부분 민영화와 사적 보험의 팽창에까지 이르는) 공동체적 생계 구조의 “사법화”(私法化)에서 드러난다. 이로 인해 시민은 조직된 국가 공동체의 구성원 및 정치적 의지 형성을 위한 공적 토론의 참여자에서 고객과 소비자의 역할을 하도록 내몰린다. (헬무트 토메, 「폭력 범죄현상의 전개: 뒤르켐의 현재적 의미」, 101~1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