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살 미영

머리말│지금 이 순간도 역사가 된다
1983년 우리 동네 · 6
1980년대 초 서울은 · 8
국민학교 · 10
콩나물교실 · 12
학교생활통지표 · 14
가전제품 · 16
청소 · 18
학용품 · 20
문방구 · 22
고무줄뛰기 · 24
여러 가지 바깥 놀이 · 26
세계명작전집 · 28
종이인형 · 30
프로야구 · 32
컬러TV · 34
이산가족 찾기 · 36
인기 방송 프로그램 · 38
철물점, 자전거포, 전파사 · 40
구멍가게 · 42
광고로 보는 1983 · 44
사진관 · 46
대문, 마루, 다락 · 48
신문 · 50
가족 나들이 · 52
대중목욕탕 · 54
국기 하강식 · 56
운동회 · 58
지금은 사라진 학교 행사 · 62
탐구생활 · 64
월동 준비 · 66
1983년 마지막 밤 · 68
미영이 연대기 70
못다 한 이야기, 1980년대 키워드 72

1983년 나는 열한 살이고, 이건 나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정환경 조사를 할 거예요. 모두 눈을 감아요.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집에 전화기 있는 사람 손 들어요!" 나는 으쓱해서 손을 들었다. "그럼 집에 세탁기 있는 사람? 다음은 컬러텔레비전? 음, 컬러텔레비전 두 대 이상?" "그럼 이번엔 집에 자가용 차 있는 사람?" 실눈을 뜨고 보니 성욱이랑 병국이만 손을 들었다. 얼마 전 성욱이가 멋진 은색 자동차에서 내리는 것을 나도 보았다. 자기네 차가 포니2라고 자랑했었다. "선생님, 병국이네 차는 자가용 아니고 택시예요, 택시. 택시랑 자가용은 다른 거죠?" 선경이가 큰소리로 말하자 병국이 얼굴이 빨개졌다. 병국이 아빠는 택시 운전을 하신다. "선경이 너! 선생님이 눈 감으라고 했지?" *현재는 2명당 1대꼴로 가지고 있는 자동차지만 1980년 초에는 63명당 1대꼴이었다. 포니는 국내에서 생산한 최초의 자동차다. 인기가 엄청나서 한때 길에 다니는 자동차 절반이 포니였을 정도다. 포니2는 1982년에 나온 포니 자동차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