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원 동시선집

시인의 말 xvii

1부 들판에 서면

늦겨울 아침 3
나비 4
들판에 서면 5
봄날 7
싸리울 9
저녁 강 10
여름밤은 달빛 그물에 걸려 12
산골 버스 14
여름밤 15
참새 소리 17

2부 기차를 타고

휴지통 21
코스모스 23
이슬 25
기차를 타고 27
가을엔 나무들이 28
저녁마을 29
별 31
편지 32
물방울 아기 새 풀벌레가 졸라요 34

3부 이슬에게

꽃망울 39
가을꽃 40
나비 41
이슬에게? 43
풀잎에게 44
코스모스에게 45
꽃밭 46
어머니 48
할아버지 49
돌탑 50

4부 주머니가 비었을 때

주머니가 비었을 때 53
교실 54
풀 55
할머니 57
풀벌레 58
봄이 숨어 있다가 60
해바라기 61
물과 들꽃 62
이슬아 63
할아버지 이 뽑기 64

5부 살구꽃 필 때면

가을바람과 풀꽃 그리움에게 67
꽃밭에서 69
농촌의 아침 70
사진 72
살구꽃 필 때면 73
눈을 감으면 75
함박눈 내리는 산골의 밤 77
풀잎 마을 79
요만큼, 요?만큼씩 80
썰매 81

6부 누구랑 친구 할까

봄과 나무 85
책에게 묻다 86
귀뚜라미 87
고향 집 88
감 90
엄마 손 91
아가 볼 92
그냥 환하게 뜬 달이 아니고 93
첫눈 94
누구랑 친구 할까 95

7부 뒷걸음질

빈방 99
비 그치자 101
봄에는 모두 102
뒷걸음질 103
봄 숲 104
가을 강물 105
할아버지 집 106
사다리 108
씨앗 110
산 111

8부 엄마 엄마 우리 집에

붓과 먹물 115
봄눈 116
봄빛 3장 117
5월 119
고향 집의 해 저문 저녁처럼 120
엄마 엄마 우리 집에 122
빗소리 123
어머니의 아침 124

9부 그때 그 고향 집

설날 129
나무 131
국화꽃 133
함지 134
눈길 136
초청장 138
도깨비바늘 139
그때 그 고향 집 140
23.5° 142
꽃의 입덧 143
봄날 우리 집 도랑물 145

10부 첫눈 내리는 날

바람 149
첫눈 내리는 날 150
부탁 151
초여름 밤 153
콩 잎사귀 사이로 154
산속 우리 집 155
3월의 남대천 157
저녁상 158
까치 160
나뭇잎과 연못 161
맑은 날 162
봄눈이 솔솔 163
봄 밭 164
꽃모종을 하고 166
아침은 햇빛과 새와 나무와 바람 속에서 168
안개와 산 170
아버지 171
코스모스 길에서 173
고향 이야기 174

남진원은 177
지은이 연보 196

함지

멀리서 멀리서 보면
숲 속은 작은 함지
가만히 함지 위에
파란 모자 씌워지고
함지 속 오골 오골 끓는
팥죽 같은 새소리 떼

올망졸망 푸른 산도
내려앉은 함지 속
졸졸졸 시냇물도
노래처럼 흘러가고
귀연 채 어여쁜 황새
꽃이 되어 서 있네.

오솔길엔 쪼르르르
다람쥐도 꺼내 놓고
돌담 가 흐드러지게
꽂아 놓은 찔레꽃들
그리운 봄바람 한 떼
넝쿨처럼 엉켰네.

밤이면 작은 별들
동전 같은 달이 뜨고
단잠 든 아기 새
고요만 깊어 갈 때
그윽한 물소리들만
함지 가득 채운다.


할머니

재미있는 꿈을 꾸면
깨어나고 싶지 않던데…
머리가 하얀 우리 할머니
오늘은 굉장한 잠꾸러기가 되었지.
집안 식구들이 모두 할머니 잠 때문에
울면서 아우성이어도
할머니는 재미있는 꿈을 꾸시나 봐.
엄마와 아빠가 할머니 앞에서 울어도
그 소리를 못 들은 체하신다.
할머니,
나처럼 개구쟁이구나.
그만 자고 누운 떠
눈 떠 봐,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