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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5634511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2-08-01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살고 싶은 바람 4
아기와 방울토마토・ ・・・・・・・・・10
빛이 내리는 집・ ・・・・・・・・・・・23
재미있는 전쟁・ ・・・・・・・・・・・39
황제펭귄의 소리・ ・・・・・・・・・・54
앵무새와 별똥별・ ・・・・・・・・・・70
민들레와 클로버・ ・・・・・・・・・・88
파리는 삭 삭 삭・・・・・・・・・・・103
매미의 오늘 살기・ ・・・・・・・・・・118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빠 펭귄은 뒤뚱뒤뚱 걸어가면서 ‘콜록콜록’ 밭은기침을 수도 없이 합니다. 엄마 펭귄은 걱정스럽게 말합니다.
“여보, 의사 선생님 말씀이 폐가 너무 나빠졌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지요? 두 달씩이나 먹지도 못하고 추위 속에서 알을 품고 서 있어야 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 미치겠어요.”
“콜록콜록, 걱정하지 말아요. 별일이야 있으려고. 우리 아기를 만드는 일인데…… 콜록콜록, 걱정하지 말아요. 콜록콜록…….”
아빠 펭귄은 말끝을 맺기도 전에 기침을 계속합니다.
“여보,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이름을 뭐라고 지을까요?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이름? 내가 생각했던 이름이 있어. ‘뒤뚱이’, 뒤뚱이가 어떻소?”
“뒤뚱이, 그거 정말 예쁜 이름이네요.”
엄마는 아빠가 다른 어떤 이름을 댔어도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남편을 정말 사랑하니까요.
사이좋은 황제펭귄 부부는 온통 하얀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남극의 들판을 뒤뚱뒤뚱 다정하게 걸어갑니다. 언덕진 곳에서는 가슴으로 미끄럼을 타면서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갑니다.
먼저 온 수많은 펭귄이 마치 유명한 인기 가수의 콘서트에서처럼 와글와글 법석입니다.
여기에서 엄마들은 아빠의 발등에 알 하나씩 낳아 놓습니다. 그리고는 알을 깨고 아기가 나올 때까지 약 두 달 동안 이별을 하지요. 엄마들은 왔던 길을 되돌아서 바다로 갑니다. 바다에 가서 음식을 먹고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서지요. 이렇게 영양분을 섭취해서 돌아와 아빠와 교대로 아기를 기른답니다.
뒤뚱이 엄마도 아빠의 발등에 커다란 알 하나를 낳은 후 발길을 돌리지 못합니다. 다른 엄마들은 바삐 바다를 향해 걸음을 재촉합니다. 벌써 들판을 떠나서 아스라하게 보이는 엄마도 있습니다.
뒤뚱이 엄마는 폐가 매우 나쁘다는 의사의 말이 귓전에서 맴돌아 남편 곁은 떠날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내 걱정하지 말고 어서 가. 늦기 전에 어서 가라니까. 콜록콜록…….”
뒤뚱이 아빠는 말 한마디 하고는 ‘콜록콜록’ 또 한마디 하고는 ‘콜록콜록’ 하였어요.
“내에 걱정하지 마알고 …… 어서 가아.”
다른 부부들은 ‘안녕! 빠이빠이!’ 하며 기운이 넘치는데 뒤뚱이 부모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여보 사랑해요. 내가 돌아올 때까지 몸조심해야 해요. 사・랑・해・요. 당신.”
이제부터 남편 펭귄들의 어렵고 고된 삶이 시작됩니다.
아내들이 발등에 낳아 놓은 알을 배꼽 밑으로 돋아난 폭신하고 부드러운 털로 감싸고 두 달 동안 그대로 서 있어야 합니다. 발등의 알이 살짝이라도 떨어지면 금방 얼어 깨져버리니까 움직이지도 못하고 서서 그냥 버팁니다.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고 행여 알이 떨어질까 봐 온 신경을 발등에 모으고 있어야 합니다.
거기에다가 시도 때도 없이 알을 훔쳐 가려는 침입자가 노리고 있어 그것도 막으려니 보통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아빠들은 같이 모여 서서 태어날 아기를 상상하며 어려움을 이겨냅니다.
밤이면 눈보라가 시속 100마일 이상의 속도로 몰아치니, 펭귄들이 날아갈 정도랍니다.
그러나 오로지 ‘아빠 사랑’ 하나에 가슴을 녹이며 아기가 생긴다는 희망 하나로 선 채 이겨나갑니다.
그야말로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추운 날 밤이었어요. 아빠 펭귄들도 얼어붙은 것 같았어요.
그 넓은 하늘에 별들만 가득 차 금방이라도 얼음 구슬이 되어 우수수 쏟아질 것만 같은 춥고도 추운 밤입니다.
그런 밤에는 알을 훔쳐 가려는 도둑 새들이 영락없이 노리고 있습니다.
“콜록! 콜록!”
뒤뚱이 아빠는 꼼짝하지 못하고 서 있는 것이 너무나 힘이 듭니다. 그래도 표시를 내지 않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뒤뚱이 아빠 머리 위로 큰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어요. 깜짝 놀라 고개를 젖히니 알 도둑 마귀 새입니다.
-‘황제팽귄의 소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