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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58731694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1장 너와 나, 우리와 그들
2장 돔과 드래곤
3장 칸
4장 엔드 토론회
5장 스파이
6장 마지막 전투
7장 인간들
8장 우리는 여섯
9장 괴물들
10장 대혼돈의 가호가 있기를
11장 엔더맨의 심장
12장 오버월드
13장 복잡해
14장 당장 군대를 결성하라
15장 약간의 비
16장 어두운 밤을 이용해서
17장 ED와의 대화
18장 텔로스
19장 기억나?
20장 미지의 변수
21장 대혼돈 만세
22장 다시, 마지막 전투
23장 기억의 파도
24장 엔드
리뷰
책속에서
주허브유닛 테그가 검은색 무릎을 접어 몸을 굽혔다. 뒤에 있는 텔로스의 빛이 커다란 허브유닛의 머리 뒤로 기이한 노란색 후광을 만들어 냈다. 테그는 자기 파편의 이상하고 끔찍한 초록색 눈을 살폈다. 칸의 머리를 쓰다듬기까지 했다. 아주 살짝. 마치 칸을 아끼는 것처럼. 테그는 조용히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핀, 모, 투덜이까지 그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칸, 나의 파편아, 집으로 돌아가서 준비하자. 상황이 긴박해. 우리를 보호해야 한다. 인간들이 오고 있어.’
- ‘3장 칸’ 중에서
‘겁나?’
모는 오빠에게 생각을 보냈다.
‘엄청 겁나. 내가 기억하기 싫은 거라면 어쩌지?’
핀은 긴장했다.
‘그러기에는 너무 늦었어.’
칸이 생각했다.
로리는 가면을 위로 올린 후 뒤로 젖혔다. 제스터와 코얼은 카면을 앞으로 뺀 후 내려놓았다. 호박 가면은 쩍 하는 소리와 함께 벗겨졌다.
칸을 친구들의 얼굴을 처음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다.
- ‘8장 우리는 여섯’ 중에서
모는 가능한 한 높이 두 손을 치켜세우며 소나기가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모의 허브유닛을 주인 비를 향한 모든 두려움과 모든 증오가 씻겨 내려갔다. 그런 일은 일어난 적이 없었다. 모의 부모가 누구였든, 살았든 죽었든, 비가 빼앗아 간 것은 아니었다. 비는 그냥 물이었다. 시원하고 축축하고 달콤한 물이었다. 모는 웃으며 뱅그르르 돌았다. 비는 죽음이 아니었다. 비는 굉장했다.
그러다가 모는 웃음을 멈췄다.
칸은 작은 절벽 아래에서 비참하게 모를 쳐다보고 있었다. 덜덜 떨며, 겁에 질린 채, 절벽 아래에 갇힌 채 말이다. 비는 불쑥 나온 절벽 바위를 따라 흘러내렸고 바닥에 고인 웅덩이는 점점 커졌다. 그 웅덩이에 발가락 하나만 닿아도 칸은 다른 수천 명의 엔더맨처럼 진주 한 알만 남긴 채 사라질 거였다. 인간과 엔더맨은 그렇게 각자의 존재로 인해 영원히 떨어진 채 무기력하게 서 있었다. 스스로를 속이는 것은 딱 그 순간까지였다.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모는 순간 이동을 할 수 있고 칸은 오버월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그들은 여전히 예전의 그들이라고, 여전히 엔더월드를 이룬다고 속이는 것 말이다. 모와 칸은 달랐다. 절대로 같아질 수 없었다.
- ‘15장 약간의 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