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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58732585
· 쪽수 : 296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응, 정말.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어.”
“뭔데?”
“방향을 알려 준 다음에 내가 널 죽일 수 있게 해 줘.”
이번에는 내가 뜸을 들였다.
“……뭐?”
WereDragon은 활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무법 지대와 안식처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 줄 테니까 그 후에는 널 죽일 수 있게 해 달라고.”
굉장히 이상한 거래였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는 썩 공평한 거래도 아니었다. 날 죽여서 얻는 게 뭐지? 혹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하지만 이 아이와 거래를 하지 않으면 이곳에 대해서는커녕 내가 무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조차 전혀 알 길이 없었다.
“알겠어. 그렇게 해.”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세실리아는 느닷없이 울린 종소리에 깜짝 놀랐다. 점심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소리였다. 세실리아는 지도를 챙긴 뒤 급히 교실로 갔다. 머릿속에는 온통 지도 생각뿐이었다. 세실리아는 겨우 두 번 남은 기회를 이용해 이 세 가지 관문을 모두 통과해야 했고, 가진 것이라고는 몇 안 되는 도구와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쓸모없는 고양이가 전부였다.
계획을 짜야 했다. 하지만 방법을 연구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테레즈를 되찾는 일은 이제 세실리아의 인생에서 가장 힘든 역경이 되었다.
체력이 0에 가까워졌을 때 나는 마지막 우유를 꺼냈다. 시야가 점점 어두워지면서 좁아졌다. 터널이 보이고 그 안에 어떤 형체 같은 게 보였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나? 그 형체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사람인지 고양이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나를 향해 몸을 돌린 게 조아킴인지 아미나타인지 혹은 데클란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세실리아! 세실리아! 세실리아…….”
나는 허겁지겁 우유를 마셨다. 잠시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