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어문학계열 > 영어영문학 > 영미문학
· ISBN : 9791158902513
· 쪽수 : 164쪽
책 소개
목차
<서숙 교수의 영미소설 특강> 시리즈를 펴내며
시작하면서
제1강
제2강
제3강
제4강
제5강
제6강
제7강
제8강
제9강
강의를 마치며
작가 연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소설은 오랜 가뭄과 폭염으로 황사먼지 자욱한 오클라호마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돼요. 삶의 터전을 잃고 길 위로 내몰린 난민들의 행렬과 이들의 참상을 초래한 자본주의 실체가 반복해서 교차됩니다. 다 읽고 나면 낡은 트럭에 의지하여 광활한 미대륙을 달려 캘리포니아로 가는 이주민들의 행렬이, 그들이 겪는 이런저런 일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개울가에 천막을 치고 마른 빵과 감자로 끼니를 때우는 것, 할아버지의 시신 앞에서 기도한 뒤 땅에 묻는 것, 고장 난 자동차를 고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 서부에 대한 불안과 영양실조 걸린 아이들의 울음소리. 끝없이 이어지는 뜨거운 사막….
더 강렬하게 떠오르는 장면들도 있어요. 난민들이 작은 기쁨을 누리며 즐기는 모습들이에요. 토요일 밤 천막촌의 댄스파티. 밴드는 신나게 연주하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처녀들, 깨끗한 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춤을 춥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미소를 띠고 아이들은 뛰어다녀요. (…)
우리는 알게 돼요. 이들이 바라는 것은 일하고 이웃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에요. 작가는 이런 소박한 기쁨을 빼앗는 것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계속 물어요.
반복하지요. 스타인벡은 이 소설에서 공동체를 잃은 이주 농민들을 통해 대공황 시대 위기에 처한 자본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윤 추구와 효율성과 기계화가 초래한 삶의 황량함을 경고하고 있어요.
스타인벡이 제시하는 살기 좋은 사회에 대한 비전은 거창하지 않아요. 소설 속 자치 공동체에 나타난 것처럼 일하고 배려하면서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런 이유인 듯해요. 소설의 마지막,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끼리 생명을 나누는 모습은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작가가 강조하는 인간의 연대의식에 대한 절대 긍정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이 장면이 주는 놀라움과 감동은 여기서 비롯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