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전쟁

나도 갖고 싶어 7
택배 기사가 된 아빠 16
외할아버지가 오신다고? 25
쌓여가는 쓰레기 31
건우의 비밀 수첩 42
그러거나 말거나 택배 55
누가 신고한 거야? 61
사라진 택배 66
위험해! 71
응원의 쪽지 79
수레 OK 83
함께하는 분리수거 91
작가의 말 104

수빈이가 건우 손에 있던 ‘거봉 젤리’를 낚아채 갔다.
“학교에서 이런 거 먹으면 안 되지 않아?”
나는 심통이 나서 따지듯 말했다.
“그러니까 선생님 없을 때 빨리 먹어야지.”
건우가 준비해 온 이쑤시개 두 개를 혜린이와 수빈이에게 내밀었다.
“역시 건우는 센스 짱!”

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아빠가 들어왔다. 아빠는 눈에 띄는 초록색 조끼를 입고 있었다. 조끼 앞에는 큼지막하게 ‘퀵 배송’이라고 적혀 있었고, 뒷면에는 ‘여기요’라는 글씨가 박혀 있었다.
“아빠, 택배 기사 된 거야?”
나는 아빠 조끼를 살피며 물었다.
“그래, 아들. 어때? 택배 기사 분위기 나지? 아빠가 잘 할 수 있게 우리 아들이 많이 응원해 줘.”

할아버지는 건우 집 현관 앞에 놓여 있던 검은 비닐봉지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아버지, 왜 이러세요?”
엄마가 할아버지와 건우 엄마 사이를 가로막으며 할아버지를 말렸다.
“층수를 착각하고 벨을 눌러서 미안하다고 캤지. 돌아서려는데 집 앞에 빈 상자를 산더미처럼 쌓아 놨길래 버리라 캤더니만 젊은 사람이 빠락빠락 대들고 그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