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인문/사회
· ISBN : 9791169813853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5-07-25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나를 새롭게 보는 작업
1부 정체성, 우리는 다양하고 복잡한 존재
1. 청소년은 만들어진 개념 _ 구성주의
2. 입시 이야기 안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_ 문화
3. 나는 비정상인가 _ 문화상대주의
4. 나답게 살기 _ 본질주의
5. 나를 편집하기 _ 자아 정체성
6. 요즘 애들은 자기밖에 몰라 _ 타자화
7. 돈이 제일 좋아 _ 의미
8. 나를 발견하는 덕질 - 대중문화
9. K-유전자 대신에 _ 민족주의
10. 사람은 깊어요 _ 질적 연구
2부 사회와 문화,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
1. 내가 보는 세상 _ 위치성
2. 9등급 인간 _ 능력주의
3. 교실 내 서열 _ 권력
4. 너 혹시 페미야? _ 젠더
5. 비즈니스 친구 _ 사회적 관계
6. 혼자 있으면 편해 _ 외로움
7. 가족 밖에서도 _ 가족주의
8. 가난과 함께 _ 계급
9. 간식 챙기는 시민 _ 돌봄
10. 대학 밖의 좋은 삶 _ 비가시화
나오며: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희망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문화인류학으로 정상/비정상에 대해 질문하기
2014년에 인도 법원은 남성이나 여성으로 분류되지 않는 간성間性인 히즈라를 포함해 제3의 성별을 인정하고, 공식 서류에 이를 표기하여 취업, 교육 등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보장했습니다. (…) 이와 같은 법원의 판단은 인도의 문화적, 역사적, 그리고 사회적 맥락을 반영합니다. 즉 성별이 여성과 남성 둘로 나뉘어 있다는 것 역시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문화적 기준일 수 있다는 거죠. 문화인류학자들은 한 문화권에서는 비정상으로 간주되던 사람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정상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청소년은 비정상이 되기 쉽습니다. 우울함을 느끼면, 부모 중 한 명이랑만 살면, 입시에 그다지 관심이 없으면, 친구가 없으면,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말하면, 꿈이 없으면, 페미니스트이면, 동급생보다 한 살이 많으면 비정상이 됩니다.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데 말입니다. 흥미롭게도 우리는 서로가 조금씩 비정상이라는 걸 알고 나서 더 쉽게, 더 깊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정상/비정상에 대한 질문은 여러분의 세계를 조금 더 넓혀 줄지도 모릅니다. 더 많은 사람을, 더 많은 세상을 만나게 하면서 말입니다.
나만의 본질, 완벽하게 순수한 ‘나’가 존재할까?
나다움을 만드는 것은 나 혼자만의 몫이 아닙니다. 고유한 내가 되어 가는 과정에는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경험한 사건, 내가 머물던 장소, 내가 소속감을 느끼는 집단 등이 서로 얽혀 있습니다. (…) 본질주의 관점에서 ‘나’를 이해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자아, 즉 나다움의 핵심이 본래부터 존재하며, 우리의 삶은 그 본질을 알아차리거나 실현하는 과정이라 여기게 됩니다. ‘나’라는 순수한 본질이 있다고 가정하면 타자와의 마주침은 나를 침범하는 것, 순수한 나를 ‘오염’시키는 위험한 것으로 간주하게 됩니다. (…) 문화인류학에서는 본질을 자연적 사실이거나 고정된 실체라기보다는 문화적 믿음의 산물에 가깝다고 봅니다. 흑인이 운동을 잘한다는 것은 생물학적 진리가 아니라 사회적 이해입니다. (…) 여성의 모성 역시 본능적으로 발현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 기대와 성 역할 등이 학습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아는 특정한 본질을 지닌 존재가 아니라, 관계와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구성되고 해석되는 존재입니다. 즉 ‘나다움’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 마주치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타자는 나를 위협하거나 오염시키는 존재가 아니라, 나를 만들어 내는 관계적 조건이자 재창조할 가능성으로 새롭게 이해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