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함도 꽃이다

머리말

1부 열매로 알렸으니
밥 먹는 사이
피아노
탱자나무 울타리
옆집 그녀
두 마리 새
밀짚모자
열매로 알렸으니
컬러링
뒤로

2부 벚꽃 한 잎
벚꽃 한 잎
마루
떠난다는 건
고장난 우산
도자기
거인
마카오의 밤
조청
겨울 바다

3부 마음을 얻는다는 것
산세베리아
귀향
그 생명
꼬리뼈
올케와 시누이
마음을 얻는다는 것
저 꽃들처럼
못생긴 나무
거짓말

4부 남겨진 책 한 권
너의 결핍을 위하여
여전히 그대로 피어 있었구나
남겨진 책 한권
사소함도 꽃이다
네 속을 보여줘
글을 쓰는 도시
눈부신 소멸
바바리코트의 노신사

아무것도 아닌 일에 기운 빼고 속상해하고 화를 내는 나를 버리고 사소한 것은 사소한 것으로 생각하기랄까. 자기중심의 좁은 견해에 머물러 너무 많은 일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일 수도 있다.‘ 사소한 것에 세심하게 신경 쓸 만큼 인생은 길지 않다.’라는 해석도 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만나도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을 사람, 읽어도 시간이 아깝지 않을 책, 먹어도 내 몸을 지켜주는 아깝지 않을 음식을 골라 먹게 되는 나를 보게 된다. 불필요한 불편함과 사소함을 줄이기 위한 처신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을 만나면, 상대의 사소한 부분을 통하여 인간적인 면모가 더 솔직하게 드러남을 깨닫기도 한다.
－ 본문 '사소함도 꽃이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