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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86419205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5-11-30
책 소개
목차
다리를 끊어라
곱슬머리 아이
수염투성이 아빠
낭도가 된 야나
버티는 게 이기는 거다
똥도 못 닦는 아이
축국 시합에 나가다
소그드인을 만나다
토함산에서 어깨동무
사라진 친구
밀서를 전하라
돌이 된 아버지
리뷰
책속에서
“야, 곱슬머리. 혼자 뭐하냐? 차라리 광대를 하지 그래?”
“맞아. 머리에 마치 커다란 탈을 쓴 것 같잖아?”
연수 옆에 있던 낭도들도 함께 비아냥거렸다. 야나는 기분이 상했지만 꾹 참았다.
“설마 여기서 우리들 흉내를 내고 있는 거냐?”
연수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야나가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빼앗아 양손으로 쥐었다.
“잘 봐 둬. 이런 나뭇가지라도 기를 모으면 단단한 바위라도 벨 수 있…….”
연수는 순식간에 나뭇가지를 휘둘러 야나의 팔을 쳤다. 야나는 깜짝 놀라 움찔했다. 따끔했지만 많이 아프지는 않았다. 대신 나뭇가지가 툭 부러졌다. 그 모습에 옆에 있던 낭도들이 까르르 웃었다. 연수는 멋쩍은지 쓴웃음을 지었다.
“이게 다 네가 재수가 없어서 그런 거야.”
야나와 엄마는 임금의 도움으로 시신이 없는 장례를 치렀다. 장례 내내 엄마는 야나를 끌어안고 슬피 울 뿐이었다. 야나도 눈물 콧물로 범벅을 한 채 울어댔다. 그럴 때마다 엄마가 야나를 안아 주었다. 장례가 끝나자 야나는 온몸의 기운이 쏙 빠져나간 것 같았다. 동무백도에 나갈 기운도 마음도 없었다. 밤이 되면 방에서 울다가 잠이 드는 날이 많았고 낮에는 늘 아빠를 기다리는 길에 앉았다. 야나는 나뭇가지로 아빠의 얼굴을 그려 보았다. 곱슬곱슬한 머리와 구레나룻 얼굴을 그렸다.
“청명의 삼촌은 왕만 되지 않았을 뿐 상대등이 되어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잖아요. 아빤 도대체 무얼 위해서 목숨을 바친 거예요?”
야나는 땅에 그린 스키타이의 얼굴을 보며 대화하듯 중얼거렸다.
“난 아빠와는 다르게 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