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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외국창작동화
· ISBN : 9791187777106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17-04-10
책 소개
목차
또 다른 가족
초록빛 가루
희극 대신 비극
목장으로
뱀파이어 카우보이
엄마의 일기장
사이보그 키스 작전
사라진 럭키
로메조그와 줄리에트론
일기장의 단서
폭풍우 속에서
리뷰
책속에서
올리비아는 연기해야 할 부분을 끝까지 다 마치고는 무릎을 살짝 굽히며 인사했다. 그에 화답하듯 관객들이 열심히 손뼉을 쳤다.
‘샬럿이 했을 때보다 박수 소리가 좀 더 큰 것 같아.’
올리비아는 희망을 품으며 생각했다.
‘하지만 역할을 따내기에 충분한지는 모르겠어.’
무대에서 내려오면서 올리비아는 커밀라의 표정을 읽어 보려했다. 하지만 커밀라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서류철에 뭔가를 적느라 바빴다. 거의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잠시 뒤 눈길이 마주치자, 커밀라는 올리비아에게 살짝 윙크를 보냈다. 올리비아는 가슴이 두근두근 마구 뛰었다.
‘좋은 신호일 거야.’
올리비아는 마음속으로 빌었다.
‘아, 제발, 제발, 제발!’
줄리엣 역할을 따내는 것은 올리비아에게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올리비아는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 잭슨과 눈이 마주쳤다. 잭슨은 올리비아를 향해 미스터 스무디의 직원처럼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올리비아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잭슨은 그야말로 완벽한 남자 친구, 완벽한 로미오였다. 거기에 완벽한 첫 키스까지 더해진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었다.
올리비아는 잭슨 곁으로 가서 잭슨이 오디션을 볼 때까지 함께 있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때 마침 아이비가 잭슨의 이름을 불렀다.
올리비아는 잭슨의 연기를 보기 위해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무대 위에 오른 잭슨은 표시된 자리에 서서 관객석의 가장 높은 곳을 올려다보았다.
“쉿! 저기 저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빛은 뭐지? 저기가 동쪽, 그렇다면 줄리엣은 태양이다…….”
잭슨은 부드럽게 대사를 읊으면서도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커밀라는 자리에서 앞으로 몸을 기울였고, 웅성거리던 관객들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내 아가씨! 아, 내 애인! 아, 그녀도 내 마음을 알까?”
올리비아 앞자리에 앉아 있던 소녀 둘은 잭슨에게 완전히 넋을 잃고 있었다.
“잭슨이 내 로미오라면 얼마나 좋을까?”
붉은 머리를 말꼬리처럼 묶은 소녀가 말했다.
올리비아는 잭슨이 남자 친구라는 사실에 새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몇 주 전까지도 잭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게 사실이었다. 잭슨은 할리우드에서도 최고 이상형으로 꼽히는 남자 배우였으니 그럴 법도 했다. 하지만 잭슨이 트란실바니아로 찾아온 뒤부터는 자신에게 온 마음을 쏟고 있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올리비아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잭슨이 맡게 될 로미오의 상대역인 줄리엣에 자신이 꼭 뽑히게 해 달라고 다시 한 번 간절히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