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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건강/취미 > 구기 > 야구
· ISBN : 9791188726097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18-02-26
책 소개
목차
2018 프로야구 ‘2강 4중 4약’
불꽃 튀는 전쟁
개인 타이틀은 누가 차지할 것인가
Big issue 1
국보급 왼손 에이스 양현종
Big issue 2
영원한 영웅의 뒷모습, 이승엽을 떠나보내고
2018 시즌 10대 키워드
2018 프로야구 이렇게 달라진다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열전
2018 KBO리그 FA 총정리
역대 FA 계약 순위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스카우팅 리포트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SK 와이번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2018 프로야구 경기 일정
저자소개
책속에서
국보급 왼손 에이스 양현종
2017년 10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8회말 공격에 나선 KIA가 무사 2루, 1사 3루 기회에서 두산 포수 양의지의 본헤드 플레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팽팽한 0의 균형이 깨졌고 1차전을 내준 KIA가 9회초를 막아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불펜에는 임창용과 김윤동, 심동섭 등이 몸을 풀고 등판 지시를 기다렸다.
그때 관중석에서 커다란 함성과 환호가 들렸다. 8회까지 투구수 101개를 기록하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역투 중이던 에이스 양현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마운드로 걸어갔기 때문이다. 불펜진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지만 2차전까지 내주면 벼랑 끝으로 몰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양현종의 우승 열망이 ‘경기를 내가 끝내겠다’라는 의지로 이어졌다.
선두타자 박건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양현종은 김재환에게 빨랫줄 같은 우전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오재일에게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초구로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손쉽게 잡아냈다. KIA 이대진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여기까지 왔는데 에이스 자존심 한번 제대로 살려보자”라며 독려했다. 양현종도 내려갈 마음이 없었다. 다만 KIA 김기태 감독은 투구수나 다음 경기 등을 고려해 “혹시 안타나 볼넷을 내주면 불펜을 가동시켜라”라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8회말 수비에서 결정적인 본헤드 플레이를 한 양의지가 마지막 타자로 나섰다. 양현종이 초구로 던진 141km짜리 몸쪽 공이 볼 판정을 받자 그라운드가 묘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공 하나에 양팀 벤치뿐만 아니라 관중석 희비까지 엇갈렸다. 단기전이 주는 중압감이 투수와 타자에게 집중됐다. 빠른 공 두 개를 잇따라 스크라이크존에 꽂아 넣었지만 몸쪽 길목을 잡고 있던 양의지에게 하마터면 홈런을 내줄 뻔했다.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빼앗아보려 했지만 이미 투구수 115개가 넘어간 터라 꺾이는 각이 밋밋했다. 피를 말리는 듯한 혈투를 이어가다 볼카운트 1-2에서 하이 패스트볼로 시선을 흐트러뜨렸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로 실점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힌 양의지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양팀 더그아웃뿐만 아니라 관중석에서도 ‘양의 전쟁’을 마른침과 함께 지켜봤다.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마지막 11구째가 몸쪽 벨트선 위를 파고들었다. 구속도 이날 최고였던 148km보다 낮은 142km에 불과했는데, 양의지의 배트는 공이 포수 김민식의 미트에 빨려 들어간 뒤 홈플레이트를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완봉승을 역사상 최초의 무타점 1-0 완봉으로 장식한 이 순간은 양현종이 왜 국내 최고의 에이스로 불려야 하는지를 증명한 순간이었다. 시리즈 전적에서 균형을 맞추며 반격의 계기를 마련한 KIA 입장에서도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