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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어린이 한자 > 한자학습 일반
· ISBN : 9791190499361
· 쪽수 : 160쪽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부모는 자녀가 어떻게 성장하길 바랄까 / 최기홍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머리말] 생각을 열어주고 마음을 잡아주는 『논어』
1 군자의 감수성
2 배우기와 생각하기
3 어눌한 말과 민첩한 행동
4 안다는 것, 좋아한다는 것, 즐긴다는 것
5 꾸민 말과 꾸민 표정
6 망설임과 신중함
7 말과 행동의 순서
8 배움과 가르침
9 이익만을 좇는 행동의 결과
10 걱정하기와 성찰하기
11 지혜로운 사람과 어진 사람
12 두 스승
13 지혜로운 사람, 어진 사람, 용감한 사람
14 지나치지 않음과 벗어나지 않음
15 선비의 마음과 태도
16 정직함을 알아보는 친구
17 대화해야 할 때와 안 해야 할 때
18 근심이 생기는 까닭
19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20 ‘계발식 교육법’의 뿌리
21 군자와 소인
22 사람들과 어울리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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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 머리말 중에서 >>>
『논어』를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이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요? 우선, 그 분량이 많을뿐더러, 고대 중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앞서지 않으면 『논어』 전체를 탐독하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아요. 그런데도 『논어』에는 우리 초등학생과 청소년이 읽으면 건강한 ‘인성’을 갖출 수 있는 좋은 내용이 곳곳에 쓰여 있어요. 이 책의 집필 동기는 바로 그 점에 있어요. 그래서 『논어』의 내용 중에서 성장기에 읽으면 좋을 구절을 골라 뽑았어요. 그 기준은 공자의 가르침 중에서 우리 아이들이 세상살이의 교훈으로 삼을 만한 내용이라고 판단한 것이에요. 그 주제는 ‘배움의 필요와 의미, 생각의 방향과 크기, 마음의 온도와 태도, 처신의 선택과 실천’이라고 말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이 책을 다 읽은 독자가 “나, 『논어』 탐독했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에 뽑아 놓은 『논어』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읽고 마음에 새긴다면, 독자의 인성은 부쩍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어요. 그것은 신체가 건강히 성장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에요. 몸은 자라는데, 생각과 마음은 자라지 않는다면 불행한 일이니까요.
문제는 『논어』의 내용을 잘 읽어 내는 일이에요. 흔히 ‘독해’라고 하지요. 그런데 『논어』를 ‘한자 풀이’만으로 그 함축된 말뜻을 읽어 내기에는 어린이-청소년 독자로서는 꽤나 부담될 터예요. 그래서 저는 ‘한자 풀이’뿐만 아니라, 그 깊은 말뜻을 최대한 성장기의 독자 눈높이에 맞추어 이야기로 풀어 썼어요. 그러기 위해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된 『논어』들을 참고했지만, 제가 풀어 쓴 산문은 문학적 해석이에요. 문학은 이야기이고, 이야기에는 인간의 구체적인 삶이 있어요. 그리고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적 삶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할 수 있어요. 『논어』도 사람의 삶에 대하여 말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말들’에는 공자의 깊고 넓은 지혜가 맛있는 과일처럼 열려 있어요. 따라서, 『논어』는 독자에 생각과 마음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러니 이 책의 독자도 『논어』의 한자 풀이와 이야기 풀이를 스스로 더 확장하여 읽어 내기를 바라요. 그래서 저는 풀어 쓴 이야기에 덧붙여,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 간단한 ‘서술 문제’를 하나씩 제시했어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공허하다.”라는 공자의 말에 찬성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논어』를 읽은 독자가 그 내용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고, 자기 생각을 글로 써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어요. 그 글쓰기 활동은 『논어』의 구절들을 그저 ‘따라 쓰기’ 하는 활동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논어』를 읽는 목적은 ‘한자 익히기’가 아니라, 동아시아 최고의 고전을 곱씹어 읽고, 가만히 생각하고, 마음으로 소화하는 활동에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히려 『논어』가 어린이-청소년 독자에게 ‘따라 쓰기’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숙제’가 되어 버린다면, 자칫하면 『논어』는 평생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책이 될지도 몰라요.
이처럼 운동이든, 기술이든, 지식이든 어떤 일을 ‘안다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과 ‘즐기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요. 그리고 그 ‘차이’에는 각각의 수준이 나타나기 마련이에요(수준은 ‘우열의 정도’를 뜻하는 말이에요). 즉, 공자의 말대로, 어떤 일을 아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더 나아요. 한국어를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보다는 한국어로 쓰인 글을 읽고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아요. 더 나아가,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즐기는 사람이 더 나아요. 무엇을 좋아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둘 다 자발적 활동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해요. 하지만, 어떤 일을 즐기는 사람은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더 큰 기쁨을 경험하며 그 일의 매력을 몸과 마음으로 직접 느끼는 사람이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공을 차서 득점하는 장면을 보며 환호하는 일과 자신이 슈팅(shooting)한 축구공이 골망을 흔들 때의 환희는 다를 테니까요.
(<안다는 것, 좋아한다는 것, 즐긴다는 것>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