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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92182490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23-01-26
책 소개
목차
스스로 왕따 │ 7
달라도 너무 달라 │ 18
캄캄한 세상 │ 29
피식 방귀 │ 41
구질구질한 날 │ 51
기막힌 화풀이│ 62
꼼꼼이의 기억력 │ 75
얍삽한 무심이 │ 87
뒤끝 작렬 왕소심 │ 96
리뷰
책속에서
순간 숨이 턱 막혔다. 갑자기 내 번호가 생각이 안 나는 거였다. 세상에, 이런 일이! 눈앞이 하얘졌다.
“뭐야, 너 네 번호도 까먹었어?”
은수가 한심하다는 듯이 혀를 끌끌 찼다. 나도 믿기지 않았다. 내 번호를 까먹다니.
“야, 당황하면 그럴 수 있지. 자기 번호는 잘 안 쓰잖아.”
유라가 천천히, 당황하지 말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숨이 턱턱 막히고 눈앞이 캄캄했다.
“아아, 나한테 있어, 정민이 번호.”
뜻밖에도 민우가 휴대폰을 꺼냈다. 작년에 같은 반이어서 내 번호를 저장해 둔 모양이었다. 얄밉던 민우가 그 순간만큼은 기특해 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밭두렁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몇 번을 다시 걸어도 똑같았다. 흙 속에 묻혀도 아주 단단히 묻힌 모양이었다.
“혹시 전원이 꺼진 거 아니야?”
아이들이 의심의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니거든.”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 자신이 없었다. 아침에 충전을 완료했는지 안 했는지조차 헷갈렸다.
“최정민, 어디다 흘렸는지 잘 생각해 봐. 너 기억력 좋다며.”
장미나가 샐쭉하며 몰아붙였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그렇지, 언제 어디서 흘렸는지 알면 이러고 있겠냔 말이다.
“너무 그러지 마. 누구든지 그럴 수 있어.”
민유라는 역시 천사다. 순간 한 줄기 실바람이 이마를 스쳤다.
“아, 맞다. 아까 내가 화장실 다녀왔거든. 그때 떨어뜨렸나 봐.”
“헐, 진작 말하지.”
원망의 눈길이 쏟아졌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 쪽으로 뛰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