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 분식 구슬 삼총사

“뚱보랑 꼬맹이, 어느 거 먼저 취소할 거야?”
아린이가 조세찬 어깨에 팔을 걸쳤다. 5학년이라도 키가 작으니 아린이랑 눈높이가 딱 맞았다. 찌그러진 상자처럼 움츠러든 조세찬의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
“놔, 놔!”
“안 잡았거든. 팔 올리고만 있거든.”
“어, 어쨌든…… 너희는 매운맛도 모르는 꼬맹이들 맞잖아!”
조세찬의 말에 우리는 마땅한 대꾸를 찾지 못했다.
“먹으면 먹지!”
동구는 가끔씩 쓸데없이 용감할 때가 있다.
“거짓말!”
조세찬이 옷매무새를 바로잡으며 거만하게 말했다.
“매운 걸 못 먹어서가 아니야. 깔깔 분식 떡볶이가 아주, 특별히, 맛있는 거라고!”
아린이까지 나서다니!
“좋아, 그럼 미션 하나 해 볼래? 한 달 안에 못 하면 왕수호 네가 가진 영웅 카드 나 주는 거다, 오케이”
“그것만 하면, 앞으로 안 괴롭힐 거지”
최대한 배에 힘을 주었지만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가늘게 새어 나갔다.
“못하겠으면 내일 바로 카드 들고 와도 좋아.”
“싫어, 나 할 수 있어!”
조세찬 입에서 미션이 술술 쏟아져 나왔다. 머리가 멍한 채 조세찬 입만 보였다.
“한 달이면 엄청 인심 쓴 거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깨닫기도 전에 약속이 정해졌다. 조세찬은 엄지손가락을 세웠다가 내려 보이곤 제 갈 길을 갔다.
“근데…… 누구야”
동구는 그제야 궁금한 모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