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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전자책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6554712
· 출판일 : 2019-06-15
목차
여는 말
[冬]
가오리연이여 / 어제 하늘에 있던 / 바로 그 자리
겨울바람의 / 끝은 있다네 / 바다의 소리
겨울바람에 / 무엇으로 살아갈까 / 초가 다섯 채
말 못한 사랑 / 하얀 산에 또 눈이 / 내려 쌓이고
삭막한 들판을 / 걷는 내 마음에 / 푸르른 호수
도끼를 내려치니 / 놀랍게도 향을 뿜는 / 겨울나무여
[春]
오래된 연못 / 개구리 뛰어들어 / 나는 물소리
조선의 배가 / 지나가는 바다의 / 봄 안개여
봄날은 간다 / 찬자를 원망하는 / 와카의 작자
꽃샘추위에 / 기침을 콜록거리는 / 늙은 인형사
책을 안 읽은 / 하루는 왠지 허전해 / 봄날의 저녁
산길을 가다 / 왠지 그윽한 향기 / 제비꽃 하나
나비를 좇아 / 봄날의 깊은 산을 / 헤매이누나
내게로 와서 / 함께 놀지 않을래 / 어미 잃은 참새야
울며 지나는 / 베르테르와 마주친 / 안개 낀 밤거리
[夏]
그 옛날 보았던 / 깊은 산속의 포스트 / 안개 속에서 찾다
장터 안에는 / 온갖 냄새 가득하네 / 여름밤의 달
개미의 행렬 / 비구름 봉우리에서 / 이어져왔나
조용하구나 / 바위에 스며드는 / 매미 울음소리
거친 바다여 / 사도섬에 가로놓인 / 은하수
안녕이라고 / 비 내리는 차창에 / 손가락으로 쓰다
[秋]
깊은 가을 밤 / 이웃은 무얼 하는 / 사람일까
이 길 / 지나는 이 없는 / 가을의 저녁
감을 먹는데 / 종이 울리는구나 / 나라의 호류지
한 여관에서 / 유녀도 같이 묵었네 / 싸리꽃과 달
그리운 임의 / 먼 발걸음 소리 / 낙엽이었네
바위산의 / 바위보다 하얗다네 / 가을의 바람
무엇을 구하려는가 / 바람 속을 걸어가다
오래된 절에 / 희극 공연이라네 / 저무는 가을
여행길 몸져누워 / 꿈은 황량한 들판 / 헤매이누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