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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일제치하/항일시대
· ISBN : 9791198561954
· 쪽수 : 376쪽
· 출판일 : 2024-08-15
책 소개
목차
〈망우인문학총서〉 간행에 부쳐
옮긴이 서문
지은이 서문
박 정승댁 도련님
새로운 길
오리골 탄실이
망국 전야
망명
만주 벌판
진구렁 속에서
넓은 무대
폭풍 속에서
주춧돌
지은이 후기
옮긴이 후기
책속에서
두서없는 망향심에 잠겨 있던 박찬익은 문득 붓을 들었다. ‘앞 남(南)’ 자를 쓰고 그 밑에 ‘언덕 파(坡)’ 자를 써 보았다. 남쪽에 있는 내 나라 내 고향의 언덕들에 새싹이 트는 봄이 한없이 그리워서 써 본 것뿐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가족들이 그리워지고 기다려짐에 따라 왠지 모르게 ‘남파(南坡)’라는 두 글자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그는 이 두 글자를 자기의 아호로 정해 버렸다.
임시정부! 임시정부! ‘그렇구나! 우리도 임시정부를 세워야 한다. 흩어져 있는 모든 독립군과 독립운동가들에게 명령할 수 있고 총괄할 수 있는 임시정부를 세워야 한다! 장작림의 세력과 마주 설 수 있는 강력한 발언권을 가진 임시정부를 조직해야 한다!’ 이런 구상이 떠올랐다. 남파가 이 생각을 서일이나 김좌진, 나중소 등에게 말하였더니 쌍수를 들어 대찬성을 해 주었다.
‘입을 다물리라! 삼일운동을 일으키자고 나와 예관 형님이 맨 처음 상의하여 사람을 일본으로 보내고 본국으로 보내고 만주로 가서 독립선언서를 지어 국내에 보냈다는 일들을 모두 입을 다물어 입 밖에 내지 않으리라.’ 자신을 향해 다짐하는 남파였다. 이러한 자신의 다짐을 그는 평생토록 지켰다. 이것으로 보아도 그는 너무도 자기를 나타내지 않고 파묻어 두려 하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