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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비평/이론
· ISBN : 9791197323300
· 쪽수 : 246쪽
· 출판일 : 2023-12-22
책 소개
목차
0. 작가의 말_시골큐레이터 본풀이
Ⅰ. 출렁 일렁 꿈틀거리는 민중미술
Ⅱ. 함께가는 그림틀
01 송문익 : 우포의 오리들은 한갓지지 않다.
02 노원희 : 바위를 보면 ‘나는 굴리고 싶어진다.’
03 홍성담 : 유현의 민낯, ‘ᄀᆞᆷ’에서 길어 올린 목숨소리들
04 하미화 : 소멸의 땅에 뿌리는 풀씨들의 노래
05 김경화 : 역사의 켜를 캐내는 재봉틀 소리
06 이선경 : 옆집에 사는 앨리스들
07 구헌주 : 늘 사랑하고 늘 상상하여 늘 청년하라.
08 방정아 : 네발과 두발 사이에서 오금이 저려?
09 김보경 : 아! 님아! 문디! (Anima Mundi)
10 정봉진 문디눈 칼붓
11 김은애 : 얼렁뚱땅 미술놀이터 2018 - 어디로든 구멍
12 김근숙 : 모티 빈 티지 - 반피에서 온거짜리로
13 박경효 : 잘려나갈지 모르고 춤추는 아버지-성기의 나라
14 박진효 : 동백의 말, 뭇생명들의 말, 나의 말
15 엄경근 : 아이들은 바람결에 아버지를 듣는다.
16 오민욱 : 만지는 공간, 더듬는 시간
17 노주련 : 춤추는 오뚜기, 구르는 깍두기
18 천아름 : 낯선 골짜기, 어둑한 얼룩
19 양호규 : 허수아비, 몸으로 노래하는 본풀이
20 박재열 : 식구들 장단 타고 동무들 추임새 추는 칼날벼랑
21 곽영화 : 광장에 걸린 우리들의 오래된 미래
22 이인철 : 봉건과 근대가 함께 먹는 밥
23 유경애 : 만지고 쓰다듬고 기르는 비나리 손길
24 김형대 : 뼈살이, 살살이, 숨살이 꽃을 찾아가는 길
25 박영균 : 들여다 듣는 언덕
26 소정희 : 보일 듯 말 듯 가물거리는 탈 사이 처용
27 전기학 : 백구라가 뿌린 낯선 말자리 날선 예술자리
28 김병택 : 광장의 기억, 기억의 광장
29 설치류 : 늙은 설치류들이 걸어놓은 아슴푸레 빛줄기
30 최해솔 : 조용한 이웃집 투사들
31 김영순 : 바닥에서 피어오르는 살살이, 뼈살이, 숨살이 그림꽃
32 박불똥 : 전두환 부관참시 순회전을 제안한다
32 프리즘 : 선 회개 후 기원, 선 십자가 후 부활
34 배성희 : 시그림 그림시 서로에게 물들다
35 박주현 : 우리 아버지는 이어져 있다
36 김화순 : 화순이 화순이들을 불러일으키는 춤그림굿
37 박종범 : 우리는 한집에 살고 있다
38 백서원 : 촐래 촐래 춤출래?
39 김우성 : 예술을 부르는 주술, 주술에 맞선 예술
40 프레임+설치류 : 노는 오금 일하는 오금이 저리는 자리
41 이상호 : 우리가 낳고 기른 구토를 헤집다
42 류연복 : 토끼세욥~~~^^
43 오치근 : 우리 모두는 해치다
44 천현노 : 씨앗을 뿌리다 씨앗 속으로 들어간
45 조정환 : 문명을 되짚으며 유목, 유랑, 유희하는 집
46 안중돈 : 일, 꾼, 몸이 춤추는 예술
47 윤은숙 : 토끼굴은 토낄 수 없다
48 최향자 : 눈길이 마련한 움 배꼽 틈
49 최신희 : 이어 붙인 개체, 이어 붙은 세계
Ⅲ. 동무치레
01 그림에서 길어올린 새 말, 새얼, 새 길_화가 홍성담
02 샤먼으로서의 예술가, 그리고 큐레이터십_미술평론가 김종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민주공원 큐레이터다. 나는 부산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자리잡은 민주공원에서 2011년부터 일하고 있다. 민주공원에는 천여 점이 넘는 그림목숨들이 살고 있다. 그림목숨들은 우리 시대 일, 꾼, 삶을 그림으로 말하는 ‘민중미술’ 그림목숨들이다. 나는 이 목숨들에게 늘 이야기밥을 주면서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기르고 때때로 그림이 제 얘기를 할 수 있게 그림마당을 여는 사람이다.
언어는 인식의 집이다. 관념화된 지도를 그리지 않으면, 남북, 동서로 이동하는 것은 언덕을 넘어가고, 다리를 건너고, 바다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다. 서울이 중심이라는 바탕은 허깨비다. 둔갑한 허깨비굿에 눈이 휘둥그레 마음이 홀려버린 것이다. 서울도 시골이다. 부산도 시골이다. 나는 어떤 시골, 모든 시골 사이를 넘어가고, 건너고, 가로질러 예술동무들을 만나러 가고 싶다. 내 마음의 그림에 내가 바라본 언덕도 그리고, 언덕 너머 보고픈 순이도 그리고 기어이 나도 그려 넣고 싶다. 내 흩은 눈들이 모여 모든 눈시울을 밝힌다.
재치는 기술이 아니다. 태도이다. 세상을 낯설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낯설게 보아야 생활세계의 구멍이나 틈을 들여다 들을 수 있다. 보이지 않던 그것은 어쩌면 누군가 일부러 숨겨두었거나, 알고도 짐짓 모른 체하거나, 다들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술은 구멍이나 틈의 소리에 길을 내는 일이다. 예술가는 구멍이나 틈에 입을 달아주는 이다. 예술작품은 입들의 문이다. 예술세계의 입들이 사람들을 만나는 입길이 열린다. 입길이 출렁 일렁 꿈틀거리는 사이에 예술세계와 생활세계는 만난다. 이것이 광장이다. 광장은 내 것이 아니다. 광장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우리 광장은 이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