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빛 (런던·오스틴·코펜하겐·서울에서 발견한 빛나는 생각들)
조형래, 김다현, 강송희 | 효형출판
17,010원 | 20250830 | 9788958722441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런던, 오스틴, 코펜하겐 그리고 서울
네 도시에서 발견한 12가지의 빛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다시 묻게 하다
도시는 우리 삶의 무대이자 시대의 거울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불확실성과 기후 위기, 기술 발전이 불러온 인간성 상실의 문제까지, 현대 도시는 수많은 도전과 불안을 집약한다. 그러나 바로 그 어둠 속에서 빛은 더욱 또렷이 자기 존재를 드러낸다.
『도시의 빛』은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런던·오스틴·코펜하겐·서울을 중심으로, 각 도시가 지닌 고유한 빛과 그 가능성을 탐구한다. 저자들은 자신들의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 도시에서 발견한 빛들이 불완전한 도시의 앞날에 어떻게 희망의 촛불이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우선은 런던의 빛. 유구한 역사적 사건과 수많은 이야기가 서린 런던은 ‘테마파크’처럼 설계된 도시로, 도시공간을 통해 시민들의 감정과 경험을 치밀하게 조율한다. 건축과 녹지, 공공공간이 얽혀 사람들에게 거리 탐험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도시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도시설계와 건축, 문화와 시민 삶이 콜라주된 하나의 거대한 예술작품임을 보여준다.
두 번째 주목하는 도시 오스틴은 ‘이상함’을 정체성으로 삼아 삶·정체성·공동체가 어우러진 곳이다. ‘제2의 실리콘 밸리’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이곳은, 히피 문화와 멕시칸 문화가 얽혀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문화적 숨결이 살아 있다. ‘나다움’을 강조한 오스틴의 도시 정체성은 주민들의 유대를 강화하며, 기업·대학·문화가 조화롭게 꽃필 수 있는 정주 환경의 밑거름이 되었다. 개성을 마음껏 뽐내는 길거리의 다채로운 간판과 건물 외관들, 자유로움 속에서 나다움을 추구하는 이 도시는 시민들이 애정을 갖고 머물고 싶게 한다.
세 번째 도시는 덴마크 코펜하겐이다. ‘휘게의 도시’로 정평 나 있지만, 책에서는 내일을 설계하는 도시라는 점에 주목한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다’라는 가치가 실현된 항만 여가 시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코펜하겐의 대담한 실험은, 도시가 미래 세대를 위해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함을 역설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구성하는 도시다. 세대와 문화의 교차 속에서 ‘빨리빨리’라는 절박함을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하며, 옛 기억과 새로운 것을 향한 실험 정신을 동시에 도시공간에 품는다. 서울의 빛은 끊임없는 실험과 변화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찾는 힘이다.
이 책은 도시의 가능성을 ‘도시의 테마파크화’, ‘정돈된 개성’, ‘자존감의 장소’, ‘이상한 도시’, ‘하나의 커뮤니티’, ‘정착의 종착점’, ‘휘게의 도시’, ‘공적 공간의 공유화’, ‘기후 대응 도시설계’, ‘안전한 서울’, ‘케이팝의 장소화’, ‘절박함의 유산’ 등 12가지 빛으로 정리한다. 이 빛들은 도시를 시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살아 있는 유토피아로 이끄는 나침반이다.
도시는 언제나 미완성이며, 그 불완전함 속에서 더 나은 가능성이 싹을 틔운다. 도시를 사랑하는 것, 그리고 그 공간을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으로 도시에 속해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도시의 빛』과 함께 내가 사는 도시를 유토피아로 만들어 나가자.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지만,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