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 쓰다 (책은 나를 다시 쓰게 했다)
장하영 | 더로드
16,200원 | 20251020 | 9791163384977
삶을 조금씩 나아지게 하는 힘, 책에서 시작되다
『독서로 쓰다』는 저자 장하영이 오랜 세월 책과 함께 걸어온 길을 진솔하게 기록한 책이다.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혼란 속에서 저자는 책을 통해 자신을 위로받았고, 다른 이들의 고백과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대신 말할 수 있었다. 독서는 단순히 활자를 읽는 행위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빌려 세상을 바라보고, 또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전쟁터에서 사색하던 병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고,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인간 내면의 깊은 질문을 마주했다. 또 낯선 이름을 가진 아이와 거리를 걸으며, 멀리 떨어진 타인의 삶을 체험했다. 그들의 절망과 희망, 사랑과 상실은 저자에게 새로운 통찰을 주었고, 인생의 여러 질문에 답을 얻는 길이 되었다.
『독서로 쓰다』는 크게 여섯 가지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서는 ‘삶과 닿는 독서의 다섯 가지 방식(슬로리딩, 아웃풋 독서, 주제 독서, 반복 독서, 틈새 독서)’을 통해 독서법의 실제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두 번째 장에서는 저자가 깊이 읽은 책들을 따라가며, 문장 하나하나가 남긴 흔적과 사유의 기록을 보여준다. 『죄와 벌』, 『황무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칼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독서 경험이 담겨 있다.
세 번째 장은 ‘언어는 사고를 지배한다’라는 주제로, 언어와 사고의 긴밀한 관계를 탐구하며 『혼불』을 다시 읽은 경험을 통해 기록과 책임의 의미를 풀어낸다. 네 번째 장에서는 독립서점을 주제로 다루며, 지역과 도시 속 책방이 어떻게 삶의 결을 만들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지를 보여준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독서 모임을 통해 책이 사람 사이에 어떤 연결과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여섯 번째 장은 저자가 지역 언론 〈울산저널〉에 연재했던 「독서는 힘이다」 칼럼들을 모은 부분으로, ‘책, 이제 자신에게 맞게 읽어라’, ‘디지털 활용 독서’, ‘독서 기록법과 장비 활용’ 등 실제 독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다룬다. 이 칼럼들은 독서가 개인의 사유를 확장시키고,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 가능한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의 말미에는 ‘어른의 맞춤법’이라는 부록이 실려 있어, 품격 있는 글쓰기를 위한 언어 훈련까지 제시한다. 독서가 단순히 읽는 행위를 넘어, 쓰기와 말하기, 그리고 삶의 품격을 세워가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저자는 네 개의 학위를 거두었지만, 자신이 공부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언제나 독서가 있었다고 고백한다. 오래 문장을 붙잡고, 곱씹으며 이해하려는 끈기, 새로운 개념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가가는 힘, 그리고 낯선 세계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태도는 모두 책이 길러준 자산이었다.
『독서로 쓰다』는 단순히 독서법을 안내하는 책이 아니다. 그것은 책을 통해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을 새롭게 쓰고, 삶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증언이다. 외롭거나 지친 이들에게, 책을 통해 다시 길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책은 늙지 않는다. 책은 언제나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독자는 그 질문을 통해 다시 자신을 발견한다. 『독서로 쓰다』는 그 발견의 길 위에서, 당신의 또 다른 시작을 열어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