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등산 안 좋아하는데요? (컬러판) (등린이의 국내 명산 100 도전기)
슈히 | 부크크(bookk)
18,000원 | 20220104 | 9791137269163
나이 드는 것은 등산하는 것과 같다. 오르면 오를수록 숨은 차지만, 시야가 넓어진다.”_지미 카터(미국 전 대통령)
위 문장은 내가 등산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좋아하고, 공감하는 글이다.
등산은 대체 왜 하는 거람? 어차피 내려올걸, 어째서 오르는 거지? 늘 이런 마음을 품고 있었고, 설마 내가 등산을 다닐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서른한 살 가을, 간암 환자인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드렸다. 원래 예전부터 건강에 늘 관심이 많았는데, 우환이 들이닥치자 한층 더 집중하게 됐다. 인생의 우선순위가 자연스레 건강이 됐다.
삼십 이세 여름, 산악회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사교 목적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정상에 닿으면 잠시 성취감에 젖어 기뻤으나, 하산할 땐 무릎이 쑤셔서 또다시 고통스러웠다.
어느 날, 모임의 한 운영진이 내게 ‘블랙야크 명산 100’이라는 인증 제도를 소개했다. 그저 재미로 도전해 보라고 했으나, 정작 그분은 도전자가 아니었다. 그이는 그저 산이 좋아서, 산에 다닌다 했다. 더더군다나 그는 산을 잘 타는 날렵한 몸매도 결코 아니었다.
‘저렇게 힘겨워하면서도, 꾸준히 다니는구나! 그렇게 산이 좋을까? 난 등산을 좋아하지도 않고, 100개의 산을 모두 가는 건 더더욱 자신 없는데…….’
생각해 보면, 블랙야크 명산 100 인증 제도는 매력적인 기회였다. 국내 명산 100개를 꾸준히 다니다 보면 자연히 체력도 좋아지고, 관광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었다. 덧붙여, 미지의 세계에 도전하는 것을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터였다.
서른다섯 번째 가을, 마침내 100좌(座)를 완등 했다. 이 사실을 전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깜짝 놀란다. 누구나 목표를 정하고 등산을 떠날 수 있지만, 아무나 그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나 역시 이렇게 많은 산을 다니기란,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산에서 그간 만난 많은 이들도 내게 박수를 보냈다. 어떤 어르신은 이렇게 칭찬했다.
“존경합니다!”
이 책은 이천십팔년부터 이천이십일년까지 삼 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명산 100개를 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경험담과 함께 등산하며 어울린 사람들에 관한 기행문이다.
등산을 왜 다니는 거냐고 누가 내게 질문한다면, 다음과 같이 권하고 싶다. 국내 명산 100개를 오르면, 해답을 저절로 깨닫게 되리라고.